배우 김의성씨와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길원옥 할머니. 사진 정대협 페이스북
정대협 “할머니들 편안하게 다니시도록 티볼리 기증”
김의성씨 “쌍용차 해고자 복직 계속돼야 한다는 마음 담아”
김의성씨 “쌍용차 해고자 복직 계속돼야 한다는 마음 담아”
배우 김의성(51)씨가 복직한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이 만든 티볼리를 구입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해 기증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배우 김의성씨가 정대협에 지역 할머니들 방문할 때나 혹은 수요시위 등에 할머니들을 편안하게 모시고 다닐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쌍용차 티볼리를 기증해 주셨다”고 밝혔다. 정대협은 “김씨는 14일 오전 11시께 김복동, 길원옥 할머니를 모시고 시승식을 한 뒤 차량에 세월호 노란 리본과 나비 스티커를 붙이면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다닐 수 있기를 바란다는 마음을 함께 실어 티볼리를 전달해주었다”며 “김복동, 길원옥 할머니는 김씨에게 ‘우리를 위해 마음을 써줘서 고맙습니다’라고 전했다”고 덧붙였다.
영화 <소수의견>과 <내부자들>, <암살>에서 명품 조연으로,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서 포은 정몽주 역할로 인기를 끈 김씨는 지난해 1월 평택에서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굴뚝 농성을 벌이고 있는 김정욱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사무국장과 이창근 정책기획실장을 응원하기 위해 서울 광화문에서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굴뚝 농성을 지원하기 위해 ‘장작 보내기 운동’을 하거나 1월 11일 ‘굴뚝 데이’ 캠페인을 제안하는 등의 활동도 벌였다. (▶관련 기사 : 김의성 “당신들 고립되지 않았다 알리고 싶어”)
김씨는 이때 ‘김정욱 이창근이 만드는 티볼리를 타겠다’고 약속했고, 지난 2월1일 이창근 정책기획실장 등 해고 노동자 18명이 2015 쌍용차 노·노·사 합의에 따라 가장 먼저 복직하게 됐다. (▶관련 기사 : 쌍용차 해고 노동자 18명, 7년 만에 출근버스 탔다) 이후 최근 이창근 정책기획실장이 생산라인에 투입돼 자신의 손으로 만든 티볼리를 처음 출고했다는 소식을 김씨에게 보내왔다. 김씨는 자신의 트위터(@lunaboy)에서 “이 기쁜 소식에 대해 저도 제가 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창근이 만든 티볼리를 구입하겠다고 결심했다”며 “이 뜻깊은 티볼리를 좀 더 의미있게 사용하자는 생각을 하던 중 정대협에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모시는 차량이 매우 노후해서 교체가 필요하다는 소식을 들었다. 쌍용차 복직 노동자들이 만든 티볼리를 할머니들이 타신다면 정말 멋질 것 같았다”고 했다.
김씨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우선 전향적으로 첫발을 내디딘 쌍용차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해고자 복직 문제가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같이 지켜봐야 한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다”며 “하루빨리 다른 사람들도 복직이 되어서 현장에서 같이 일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런 일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총선,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든 그에 흔들리지 않는 건강한 시민사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고, 그를 위해서는 우리 모두 서로의 손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차 한대로 쌍용차 해고자들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연결된다면 그 또한 멋진 일이 아닐까”라고 덧붙였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사진 배우 김의성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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