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3일 밤, 총선 뉴스를 전하다 ‘세월호 변호사’의 국회 진입이 유력해졌다는 기사(▶‘세월호 변호사’ 박주민 국회 입성 ‘희망가’)를 읽었습니다. 세월호 참사로 아들 오영석군을 멀리 떠나보낸 오병환·권미화씨 부부가 묵묵히 선거일을 도왔다는 사연에 한참동안 멍해졌습니다.
지난 20일 오영환씨께 전화를 걸었습니다. 2주기를 앞두고 빙긋 웃는 인형탈을 쓴 까닭이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사실은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그 마음을 알 것 같아 오랫동안 망설였습니다.
전화기 너머로 세찬 바닷바람이 불고 있었습니다. 영석 아빠는 다른 유가족과 세월호 침몰 지점에서 약 2.6km 떨어진 전남 진도군 조도면 동거차도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날밤 영석 엄마는 서울 광화문 세월호 유가족 천막을 지켰습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교대로 동거차도 현장과 광화문을 지키고 있습니다.
박주민 변호사는, 정치가 제대로 되면 많은 사람이 고통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런 그의 어깨가 무거워 보입니다. 전화를 걸었더니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정치라는 게 한꺼번에 성과가 나오는 시스템도 아니고. 당장 변화를 바라는 분들에겐 제가 국회에 들어가 초반에 보이는 모습이 답답하게 보일 수도 있겠죠.”
그래도 ‘세 가지’ 일은 동시에, 열심히 할 것이라고 합니다.‘’
“은평이 많이 어려운 곳이더라고요. 은평 지역 발전을 당연히 한 축으로 놓아야 할 것 같고. 제가 해 온 세월호, 강정 문제 아직 완결된 게 아니죠. 그래서 (문제 해결) 진전을 위한 활동을 하고 싶고. 10년 정도 활동하면서 ‘이런 제도나 법이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한 과제들이 있거든요. 이런 것들을 입법화하고 싶고. 보좌관 숫자가 모자란다면 제가 받는 세비를 털어서라도 충분한 보좌관을 확보하겠다는 각오가 돼 있어요.”
박 변호사의 부담을 알아챘는지, 오영환씨 바람은 소박했습니다.
“저희들 바람이 어딨겠어요. 은평에 갔을 때, 꼭 안산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박주민 변호사가 국회의원이 됐으니 은평도 발전해야 하고. 2년 가까이 우리를 대변했으니 다른 국회의원들한테 한마디라도 해 줄 수 있지 않을까요.”
기획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영상 박종찬 기자 pj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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