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진과정에서 적잖은 대학에 학과 통폐합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교육부의 ‘프라임 사업’(산업 연계 교육 활성화 선도대학 지원 사업) 지원대상으로 4년제 대학 21곳이 결정됐다. 이들 대학에서 인문·사회계열 학과에서 공학계열 학과로 이동한 정원만 5000여명에 달하는 등 공대 중심 학과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러한 학과 개편 사항은 올해 고3 학생들부터 바로 적용된다.
3일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은 프라임 사업에 선정된 21개 대학의 명단을 발표했다. 교육부는 지난 3월 말까지 대학들의 사업 계획서를 제출받았으며, 4월 한달 동안 서류 및 대면 평가 등을 통해 선정 대학을 심사했다.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대학 75곳 가운데 54곳은 탈락했다. 프라임 사업은 대학의 인력 공급과 사회의 일자리 수요가 불일치 하는 ‘미스매치 현상’을 해결하겠다며 기존의 학과 구조를 개편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12월 한국고용정보원은 2014년~2024년 4년제 대학의 사회계열에서는 21만7000명의 인력이 넘쳐 실업이 예상되는 반면, 공학계열은 21만5000명의 인력이 모자란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21곳 가운데 한해 150억원씩 3년 동안 450억원을 지원받게 되는 ‘대형’ 유형에는 건국대, 숙명여대 등 9곳이 선정됐다. 5개 권역별로 나눠 선정한 ‘소형’은 성신여대, 이화여대, 경북대, 군산대 등 12곳이 뽑혔다. 소형은 한해 50억원씩 3년 동안 150억원을 지원받게 된다.
선정 대학들은 인문사회·자연과학·예체능 계열 학과를 없애거나 정원을 감축해 정보통신기술(ICT), 소프트웨어, 미래 에너지, 빅데이터 등 미래 기술과 관련된 공학계열 학과의 정원을 늘리거나 관련 학과를 신설한 것으로 나타났다. 21개 대학의 전체 정원 이동 규모는 5351명으로, 이 가운데 90.7%(4856명)는 공학계열 학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기준으로 4년제 대학 공학계열 모집정원(8만5135명)은 사회계열(8만5151명)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대학별로 보면 건국대는 기존 공학계열 모집인원(732명)의 절반에 달하는 395명을 공학계열로 이동시켜, 공학계열 모집정원(1127명)이 전체 모집정원(3014명)의 3분의 1에 달하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숙명여대(250명), 성신여대(245명), 이화여대(193명) 등 기존에 공학계열 비중이 작았던 여대의 경우도 전체 모집정원의 10% 안팎에서 공학계열 모집정원이 늘어난다. 21곳 가운데 인문사회계열 학과를 신설하거나 모집 정원을 증원한 곳은 순천향대(126명) 1곳 뿐이었다.
이같은 학과 구조 개편과 모집인원 변경 사항은 올해 고3 학생들이 치르는 2017학년도 입시부터 적용된다. 2017학년도 대학입학전형계획은 지난해 4월 한국대학교육협의회를 통해 확정된 바 있지만, 교육부는 이들 대학의 경우 예외적으로 수정을 허용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탈락한 나머지 54개 대학에 대해서도 사업 지원 과정에서 진행한 학과 신설이나 모집 정원 변경 사항에 대한 수정을 요청할 경우 이를 수용한다는 입장이다. 프라임 사업 관련 사항이 반영된 새로운 입학전형계획은 5월 말 발표된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