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국내 중고차 산업을 선도했으나 ‘온라인 중고차’ 등에 밀려 활력을 잃은 서울 장안평 일대가 튜닝산업 거점으로 변모한다. 국내 최초의 ‘재제조 혁신센터’도 들어선다. 재제조 산업은 중고 부품을 분해한 뒤 보수·보정, 재조립해 새 제품으로 만들어 내는 신성장 산업이다.
서울시가 11일 내놓은 ‘장안평 도시재생 활성화 계획’이다. 장안평 중고차시장은 1979년 개장해 해마다 1만대 이상의 중고차가 거래됐던 곳이다.
이 계획은 장안평 일대 50만8390㎡(그림)를 2021년까지 연차적으로 중고 자동차를 소재로 한 산업단지로 개조한다는 게 뼈대다. 이를 위해 시는 유통업무설비로 용도가 제한돼 있는 부지 가운데 3만㎡를 용적률 600%의 유통상업지역으로 변경해, 자동차 매매 업무시설과 용품 매장 등을 앉히기로 했다.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공기여는 수출 지원센터, 자동차박물관 건립, 튜닝업체 입점 유도 등에 사용한다는 복안이다.
시는 여러 지자체가 육성하려고 했으나 튜닝산업 거점으로 자리잡은 곳은 없다고 평가한다. 장안평은 기술과 인력, 부품 등 유무형의 인프라가 탄탄해 튜닝산업 거점으로서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과밀해 있는 정비업체들을 튜닝산업으로 업종 전환하도록 지원하고, 청년 창업 교육도 시행할 참이다. 또 연면적 1만1617㎡ 규모의 ‘재제조산업 혁신센터’를 중랑물재생센터 안에 지어, 한국자동차부품재제조협회 회원사간 협동조합에 20년간 운영을 맡긴다.
시는 이번 계획을 6월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해 최종 확정하고 2020년까지 시비 200억원, 민간투자 5300억원, 국비 42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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