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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홍만표 부동산업체, 돈세탁 통로 구실했나

등록 2016-05-20 19:26수정 2016-05-20 21:59

부인·사무장이 이사·감사 맡아
자회사 5개 거느리며 지주사 노릇
수임료 축소·입출금에 이용 가능성

최근 사업목적에 화장품 판매 추가
‘정운호 사건 변호’와 관련됐을 수도
검찰, 계좌추적 통해 거래 파악 나서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법조로비 의혹 핵심 인물인 홍만표(51) 변호사는 왜 자회사를 5개나 거느린 부동산 투자·개발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걸까. 검찰은 홍 변호사가 이 회사를 수임료 세탁 등의 용도로 이용했을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19일 오후 경기도 파주와 성남에 있는 부동산 개발업체 ㅇ사 사무실 2곳을 압수수색하고, ㅇ사 대표 김아무개씨를 검찰로 데려와 조사했다. ㅇ사는 2013년 8월 부동산 임대·매매·컨설팅·분양업을 목적으로 자본금 3000만원에 설립됐다. 이후 15차례 증자를 거쳐 현재 자본금이 25억원에 이른다. 특히 지난달에만 두 차례 총 10억원이 증자됐다. 누리집에는 수도권 오피스텔 등 6곳을 소개하며 투자나 임대 절차 등을 안내하고 있다.

임원 명단에 홍 변호사는 빠져 있지만, 홍 변호사의 부인과 검찰 수사관 출신 사무장이 각각 이 회사의 사내이사와 감사를 맡고 있다. 홍 변호사의 부인은 대외적으로 이 회사 상무 직함으로 활동했다. 검찰은 이런 정황 등을 바탕으로 홍 변호사가 회사를 운영했다고 보고 있지만, 이 회사 대표 김씨는 ‘홍 변호사가 실소유주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ㅇ사는 지주사 역할을 하면서,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 ㅎ사와 아웃소싱사인 ㅇ사, 부동산 분양대행사인 ㅇ사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프랜차이즈업 ㅎ사와 아웃소싱업 ㅇ사의 경우 홍 변호사의 처가 쪽 가족과 사무장이 각각 감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두 회사의 자본금은 나란히 9억9000만원에 이른다.

ㅇ사는 지난 6일 회사 정관을 바꿔 사업목적을 10여개 추가했는데, 화장품 개발과 제조·매매, 화장품 도·소매 및 수출입업 등이 포함돼 있다. 이를 두고 홍 변호사가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도박 사건을 수임한 것과 연관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화장품 사업으로 큰돈을 번 정씨는 지난해 도박 혐의로 수사를 받을 무렵 회사 상장을 준비 중이었다. 홍 변호사가 운영하는 ㅇ사가 지난달 자본금 10억원을 증자한 것도 이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검찰은 홍 변호사가 이곳을 통해 수임료에 대한 자금 세탁을 했는지 등을 파악하기 위해 계좌추적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ㅇ사의 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홍 변호사와 정운호씨 사이에 부적절한 거래가 있었는지가 중점 파악 대상이다.

한 회계사는 “홍 변호사가 수임료를 축소하거나 세금을 줄일 목적으로, 제2의 법인을 통해 수임료를 주고받았을 수 있다. 수임료를 바로 주고받지 않고, 제3의 기관을 통해 건너갔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홍 변호사의 소득이 2014년부터 급격히 줄어드는 것도 이런 의혹을 뒷받침한다. 2011년 변호사로 개업한 홍 변호사는 2012~2013년 80억~9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다가, 2014년부터 20억~30억원대로 매출이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관 변호사의 경우 개업 1~2년 정도 수임을 많이 하고, 그 뒤로는 수입이 급격히 줄어들기 때문에 홍 변호사의 부동산 업체 운영이 단순 재테크 차원의 투자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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