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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정운호 브로커, 도주기간 홍만표와 수차례 통화했다

등록 2016-05-22 19:50수정 2016-05-22 23:06

정운호 법조로비 수사

홍변호사 고교후배 브로커 체포
검찰조사 전 말맞추기 의혹
사기 등 혐의로 구속영장 청구

‘정운호 봐주기’ 수사·기소 관련
검찰, 내부 인사들 겨눌지 주목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에게 검찰 ‘전관’ 출신인 홍만표 변호사를 소개해준 브로커 이아무개(56)씨가 사건이 불거진 지 한달 만에 검찰에 붙잡혀 수사가 탄력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번 수사의 최대 고비가 될 홍 변호사를 조만간 소환해 ‘50억대 수임료 분쟁’으로 촉발된 이번 사건의 실체를 규명할 계획이다. 검찰 수사가 홍 변호사를 넘어 검찰 내부로 향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검찰은 이씨가 지난 20일 체포되기 전까지 홍 변호사와 여러 차례 통화한 사실을 확인하고 홍 변호사가 검찰 조사를 앞두고 말맞추기를 한 것이 아닌지 들여다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는 22일 “이씨가 이번 사건이 불거진 뒤에도 홍 변호사로부터 법적 조언을 듣기 위해 수차례 통화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자수 의사를 밝힌 이씨는 홍 변호사 관련 의혹을 풀 핵심 인물이다. 이씨는 홍 변호사의 고교 1년 후배로 각별한 친분을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홍 변호사는 이씨에게 일종의 수고비를 건네고, 정운호씨 사건 등을 소개받은 뒤 전관임을 내세워 사건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하지만 홍 변호사는 <한겨레>를 비롯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이런 이유로 홍 변호사가 도피 중인 이씨와 통화를 한 것은 검찰 수사 전 미리 말맞추기를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씨는 검찰에서 “도피 생활 중 믿고 의논할 사람이 없어 학교 선배인 홍 변호사에게 전화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또 홍 변호사에게 사건을 소개한 바 없다고 진술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둘 사이 통화에서 무슨 대화가 오고 갔는지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밤 이씨에 대해 사기 및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씨는 유명 가수 동생 조아무개씨로부터 3억원을 빌린 뒤 갚으라는 독촉을 받자 지난해 말부터 사실상 도피 생활을 해왔다. 또 서울메트로 관계자들에게 로비를 해 지하철 내 네이처리퍼블릭 매장을 늘려주겠다며 정씨로부터 2009~2011년 9억원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정씨의 사건이 아닌 다른 형사사건을 홍 변호사에게 소개해주고 의뢰인으로부터 1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적용됐다.

이씨는 자신의 혐의를 대부분 인정했고 9억원은 생활비와 유흥비로 지출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검찰은 이씨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홍 변호사를 소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그동안 홍 변호사의 개인 비리에 초점을 맞춰왔다. 핵심 인물을 구속한 뒤 로비의 전모를 들춰내는 권력형 비리 수사의 전형적인 모양새이긴 하지만, 일각에선 검찰 내부 인사들이 다치지 않도록 ‘꼬리 자르기’를 하려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정운호씨에 대한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검찰이 보여준 수상한 행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검찰은 정씨의 도박 혐의에 대해 두 차례 무혐의 처분을 내렸고, 도박 사실이 꼬리가 잡혀 구속기소할 때는 횡령 혐의를 빼줬다. 1심 실형 선고 뒤 정씨가 신청한 보석에 대해서는 ‘적의처리’(재판부가 알아서 처리하라) 의견을 내는가 하면, 1심 형량이 적다는 이유로 항소해 놓고 정작 구형 때 구형량을 줄여주기도 했다. 검찰이 정씨를 봐주려고 작정하지 않았다면 좀처럼 나올 수 없는 ‘특혜’였다.

검찰은 “당시 수사 검사들을 상대로 경위를 파악해본 결과 사건 처리 과정에서 문제될 만한 것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당시 수사에 참여한 검사나 부장들이 모두 홍 변호사와 통화하거나 만난 적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홍 변호사의 ‘화려한 경력’을 고려하면 그가 일선 검사들을 직접 상대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홍 변호사도 이달 초 <한겨레> 인터뷰에서 “이 사건 관련해서 수사 검사나 부장한테 전화하거나 만난 적이 결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정씨 수사와 기소 당시 일선 최고 책임자인 서울중앙지검장과 1, 3차장을 지낸 인사들은 김수남 검찰총장과 박성제 서울고검장, 최윤수 국정원 2차장, 신유철 수원지검장으로 모두 홍 변호사와 잘 아는 사이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홍만표는 검찰에 ‘뜨거운 감자’다. 작심하고 수사하면 제 살을 도려내야 하고, 적당히 봐준다면 나중에 특검이 들어오기 때문에 자칫 조직 전체가 망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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