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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60대 베이비부머 5명 중 1명은 ‘다 큰 자녀’ 부양

등록 2016-05-24 20:04수정 2016-05-24 22:35

보사연 ‘전국 부양실태’ 설문조사

20~64살 1천명 부양실태 조사
전체 10% 성인자녀 부양…평균 4년
10명중 6명, 본인·배우자 부모 부양
평균 12.9년에 한달 34.8만원 부담
경제적 부담 가중…“국가 지원해야”
고양시에 사는 이아무개(63)씨 부부는 맞벌이다. 한때 건설회사 해외지사장까지 지냈지만 조기 은퇴해 아파트 경비일을 시작했다. 이씨의 아내도 식당보조 일을 하고 있다. 맞벌이를 하면서도 생활은 늘 쪼들린다. 둘 다 벌이가 많지 않은 탓도 있지만, 시골에 홀로 계시는 노모에게 돈을 부쳐야 하는데다, 자녀 셋 중 둘은 대학을 졸업하고도 아직까지 뚜렷한 직장이 없기 때문이다. 소득의 상당 부분이 지금도 다 큰 아이들한테 들어간다.

25살 이상 성인 자녀를 부양하는 한국인은 10명 중 1명꼴에 이르며, 또 10명 중 6명 꼴로 노부모를 부양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유경 연구위원이 지난해 8~9월 전국 20~64살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부양실태를 전화로 설문조사결과를 보면, 조사대상 전체의 10%에 해당하는 102명이 자신이 부양하는 25살의 성인 자녀가 있다고 응답했다. 이들이 성인 자녀를 부양한 기간은 평균 4.13년이며, 6년 이상 장기간 부양한 경우도 26%에 이르렀다. 베이비부머 은퇴자가 많은 60대의 경우, 20.9%가 11년 이상 성인 자녀를 부양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부양 성인 자녀의 87%는 미혼이었다. 상당수 베이미부머 세대가 자신들의 노후 생활도 버거운데 노부모 부양에 성인 자녀까지 부양하는 상황에 놓여있는 것이다.

부모 중 1명 이상이 생존해 있는 응답자 가운데 부모를 경제적으로 부양하고 있는 이들은 56.7%로 나타났다. 20대의 18.3%, 30대의 52.8%, 40대의 71.1%, 50대의 79.3%, 60대의 71.0%가 각각 경제적 부양을 하고 있었다. 평균 부양기간은 12.9년이며, 41.4%가 자동차로 30분 미만 거리 등 등 인접한 곳에 살며 부모를 부양한다고 답했다.

부모 부양 비용은 월 평균 34만8천원으로,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 9.7%였다. 장남 47만6천원, 차남 이하 33만9천원, 장녀 28만7천원, 차녀 이하 26만6천원 등으로 조사됐다. 부모 부양을 위한 지출 규모는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20대가 43만5천원으로 가장 많았고 30대 40만3천원, 40대 34만1천원, 50대 32만8천원, 60대 15만원 등으로 나타났다. 부양 비용의 수준에 대해서는 55.8%는 ‘그런대로 감당할만하다’, 19.6%는 ‘전혀 부담되지 않는다’고 답했고, 24.6%는 ‘가계에 부담을 느낀다’고 생각했다.

김유경 연구위원은 “피부양자는 늘고, 부양자의 부양 책임은 약해지는 부양환경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경제적 부양은 국가가 책임을 지고, 정서적 부양은 가족이 담당하도록 하는 등의 공적부양시스템과 정서적 기반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창곤 선임기자 g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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