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이르면 12월께 도입
“결국 두 다리를 모두 잘라내야 했습니다. 다 담배 때문이에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티브이(TV) 금연 광고에는 담배를 피운 탓에 질병을 얻거나 장애가 생긴 피해자가 직접 나와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는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르면 올 12월부터 이런 식의 ‘증언형 금연 캠페인 광고’를 티브이 등에서 볼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29일 “국내 여건에 맞는 증언형 금연광고를 (담뱃값 상단에)경고그림을 도입하는 때인 12월에 맞춰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30일 서울 충무로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서 열리는 ‘세계 금연의 날(5월31일) 특별국제세미나’에서 이런 방침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대한금연학회,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가 주최하는 이날 세미나에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2012년부터 시작한 ‘과거 흡연자의 조언(Tips)’이라는 증언형 금연캠페인 광고에 출연한 숀 라이트씨가 참석해 경험담을 이야기한다. 그는 40대에 흡연으로 인해 인후암에 걸린 뒤, 후두를 제거하고 인공후두를 삽입한 경험을 갖고 있다. 미국에서는 흡연 때문에 암, 뇌졸중 등의 질병을 얻은 이들이 광고에 출연해 금연을 말하는 이런 식의 광고를 한 이래, 금연시도 비율이 12% 높아졌고 흡연자에 대한 금연 권고 비율도 2배로 늘어났다는 평가가 있다. 이에 따라 지금껏 1만7천명의 조기 사망을 예방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창곤 선임기자 g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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