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재단쪽 복귀 4년만에 또 비리
검찰이 학교 법인자금을 쌈짓돈처럼 쓴 덕성여대 상임이사 박아무개(55)씨를 수사하고 있다. 덕성여대는 옛 재단 인사들의 복귀 4년 만에 또다시 학교 이사의 비리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처지가 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김후균)는 31일 사적인 여행을 가면서 학교로부터 출장비를 받고, 본인의 박사 과정 등록금을 법인 공금으로 쓴 사실 등이 교육부 조사로 드러난 이 학교 상임이사 박씨를 조사 중이다. 검찰은 학교 재단이 2012년 말 이사회 의결 없이 현대중공업 회사채 100억원 어치를 매입한 경위 등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앞서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 사건을 기소 의견으로 지난 2월말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4월말 박씨를 소환해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덕성학원 쪽은 이사회 의결없이 회사채를 매입한 경위와 관련해 “규정상 이사회 의결을 거칠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이사장에게 사후 보고했다”고 해명했다.
덕성학원 비리 의혹은 지난해 이 학교 구성원들이 교육부와 청와대에 진정을 넣으면서 불거졌다. 덕성학원을 감사한 교육부는 지난해 11월 박씨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교육부는 또 학교 재단이 박씨가 추천한 김아무개씨를 학교 관련 업체의 업무총괄 직원으로 채용하면서 과다 연봉을 지급한 것도 문제로 지적했다. 박씨와 김씨는 친구 사이로 알려졌다.
덕성학원 옛 재단 인사들은 2012년 7월 교육부 산하 사학분쟁조정위원회 결정으로 학교에 복귀했다. 박씨는 1997년 교육부 감사에서 자격이 취소됐다가 나중에 소송 등을 거쳐 복귀한 박원국 덕성여대 전 이사장의 조카이자 박원택 전 이사의 아들이다. 2012년 사분위 결정으로 이 학교 상임이사가 됐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