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5월31일치 기사 갈무리
“CCTV 확인했다”던 <조선일보> 보도, 오보로 판명
서울지하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CCTV를 확인한 결과 사망한 김 아무개(19)군이 “수리 작업 도중 전화한 사실이 전혀 없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를 수사하고 있는 광진경찰서 관계자는 지난 31일 밤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통화하면서 수리를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라며 “(CCTV를 보면) 수리하기 전에 전화기를 주머니에 넣어놓고 작업했다. 작업하면서 전화한 사실 전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메트로도 사고 현장 인근에서 통화를 한 것은 맞지만 “수리 작업을 하면서 통화한 것은 아니고, 사적인 통화가 아니라 업무상 통화였다”고 해명한 적 있다. (▶관련 기사 : 메트로 “김군 사고당시 통화안해”…조선일보 보도 부인)
앞서 <조선일보>는 5월31일치 신문 사회면 ‘서울메트로 ‘스크린도어 수리공 통화’ 왜 숨겼나’라는 제목의 기사(▶바로 가기)에서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가 “작업현장에서의 개인 휴대전화 사용 때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며 “서울메트로가 사고 당시 구의역 CCTV를 확인한 결과, 서울메트로 스크린도어 유지·관리 담당 외주업체인 은성 PSD 소속 김군은 사고를 당하는 순간까지 약 3분간 휴대전화로 통화를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어 “이로 인해 김군은 전동차가 진입하고 있다는 방송을 듣지 못했고 목숨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2인1조 매뉴얼을 지키지 못한 구조적 문제나 외주용역 하청 노동자가 처한 업무 환경 등의 문제를 외면한 채 작업중 통화를 한 김군의 과실이 사고의 원인이라고 지적한 보도다. 이 때문에 누리꾼들은 <조선일보>의 보도가 “구조적 문제를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서울메트로 해명과 경찰의 CCTV 확인 수사 결과 <조선일보> 보도는 사실과 전혀 다른 오보로 판명된 것이다.
한편 경찰 관계자는 “김군이 스크린도어 수리 작업을 시작하고 15초가량 지난 뒤 사고가 발생했다”며 “(김군이 왜 열차가 들어오는 것을 감지하지 못했는지에 대해서는) 좀 더 조사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훈 이재욱 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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