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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120억’ 차익 남긴 진경준 주식 대금… 넥슨 “우리가 줬다”

등록 2016-06-04 10:44수정 2016-07-14 10:58

진경준
진경준
넥슨 “진경준 검사장 주식 대금 우리가 빌려줬다”
진경준 “내돈으로 투자”했다더니…거짓말이었다
‘넥슨 비상장 주식 투자’로 126억원을 벌어들여 법무부 징계를 앞두고 있는 진경준 검사장(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당시 넥슨의 회삿돈으로 주식을 매입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자기 돈으로 장기 투자했다는 진 검사장의 말이 거짓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그동안 진 검사장 징계에 소극적이었던 법무부가 어떤 태도를 보일지 관심이 모아진다.

4일 넥슨과 공직자윤리위원회 쪽 말을 종합하면, 진 검사장은 2005년 6월 넥슨 주주였던 이아무개(54)씨에게서 주식을 사들이면서 넥슨으로부터 자신의 계좌로 4억2500만원을 송금받았다. 진 검사장은 이 돈을 이씨에게 주고 주식 1만주를 매입했다.

넥슨은 이에 대해 “2005년 진 검사장(당시 검사) 등 3명의 주식 매수자들이 모두 근시일 내 자금 상환이 가능하다고 해 빠른 거래를 위해 일시적으로 자금을 빌려줬다”고 해명했다. 넥슨 관계자는 “진 검사장에게만 돈을 빌려준 게 아니다. 김상헌 네이버 대표 등 나머지 2명한테도 같은 액수의 돈을 빌려줬고 그해 모두 돌려받았다”고 말했다. 김상헌 네이버 대표이사 쪽도 “주식 매도자가 주식 대금을 빨리 달라고 해서 넥슨으로부터 돈을 빌렸다가 두 달 뒤에 갚았다”고 해명했다.

넥슨이 이들에게 돈을 빌려준 것은 김정주 넥슨 창업주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창업주는 진 검사장과 서울대 86학번 동기로 대학 시절부터 절친한 사이다. 진 검사장은 앞서 공직자윤리위원회 조사에서 2006년 초 장모로부터 받은 돈과 개인 자금을 끌어 모아 넥슨에 돈을 갚았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주 창업주는 김상헌 대표와도 친분이 있다.

진 검사장은 지난 3월 말 공직자 재산공개 때 부절적한 투자 논란이 일자 “내가 가지고 있던 돈으로 샀고, 컨설팅 업체에서 일하던 대학 친구의 권유로 투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4월 공직자윤리위 조사에서는 “개인 보유 자금과 장모에게 빌린 돈으로 샀다”고 말을 바꿨다. 그러나 공직자윤리위가 진 검사장의 금융 거래 내역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그가 넥슨으로부터 4억2500만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진 검사장이 넥슨 비상장주를 매입한 2005년에 넥슨은 잘 나가는 기업이었다. 엄청난 시세차익이 보장됐기 때문에 일반인은 넥슨 주식을 사고 싶어도 살 수 없었다. 실제로 넥슨 주식은 2011년 일본 증시에 상장하자마자 가격이 폭등했다. 진 검사장은 2015년 이 주식을 팔아 단번에 126억원을 벌었다.

진 검사장의 넥슨 주식 대박은 현직 검사 신분에 따른 특혜라는 의혹이 그동안 꾸준히 제기됐다. 그가 넥슨 주식 매입 직전에 금융정보분석원(FIU) 파견근무를 하고, 주삭을 사들인 이후에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을 지내 직무관련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정주 창업주가 진 검사장한테 사실상 뇌물에 가까운 특혜를 베푼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넥슨 쪽은 지난 3월 진 검사장의 주식 매입자금을 둘러싼 의혹이 제기됐을 때 그에게 돈을 빌려줬던 사실을 일절 공개하지 않았다. 김정주 창업주가 당시 돈을 빌려주라고 지시했다면 배임 논란도 일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지난 4월 시민단체인 투기자본감시센터가 진 검사장과 김 창업주를 뇌물 수수와 뇌물 공여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최근 고발인 자격으로 투기자본감시센터 관계자를 불러 조사했다. 법조계에서는 진 검사장의 주식 투자 시점이 10년이 지나 공소시효가 끝났기 때문에 형사처벌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진 검사장이 주식을 보유하는 동안 넥슨 쪽에 모종의 도움을 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검찰 수사를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현준 이정훈 기자 happin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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