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전문대 불공정 입시
부산대, 2017년 요강 발표했지만
정성평가 추상적 항목 제시 그쳐
수험생 “하나도 안달라져” 비판
협의회서 공시 밝혀놓고도 안지켜
부산대, 2017년 요강 발표했지만
정성평가 추상적 항목 제시 그쳐
수험생 “하나도 안달라져” 비판
협의회서 공시 밝혀놓고도 안지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불공정 입시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일부 로스쿨이 자기소개서와 면접 등 정성평가 기준을 여전히 비공개로 둔 2017학년도 입학전형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5월 입학전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는 자체 개선방안을 발표한 바 있는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로스쿨협의회)의 약속에 기대를 걸었던 로스쿨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5일 부산대 로스쿨이 발표한 ‘2017학년도 입학전형 기본계획(입시요강)’을 보면, 2016학년도 입시요강에 견줘 구체적인 전형 기준을 추가로 공개한 것은 법학적성시험(리트), 대학 성적, 공인영어성적 등 세 가지 전형요소뿐이었다. 이 세 가지 전형요소에 대해서는 ‘성적 반영 방법’을 공개해 모든 지원자가 자기 성적이 전형 과정에서 어떻게 환산돼 반영되는지를 알 수 있도록 했다. 이런 환산식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소서의 경우 ‘부모·친인척 신상정보 기재 금지’ 원칙을, 면접은 ‘면접위원에게 지원자의 성명·수험번호 및 다른 전형요소와 관련된 자료를 제공하지 않는다’ ‘면접위원에는 본교 외의 외부인사를 포함시킨다’는 내용을 새로 명시했다.
반면 자소서나 면접과 같은 정성평가 요소에 대해서는 2016학년도와 마찬가지로 총점과 추상적인 평가항목만 제시했을 뿐, 평가항목별 배점이나 채점 기준 등은 여전히 공개하지 않았다. 자소서 반영 방법을 보면 ‘학업수행능력, 법조인으로서의 기본소양·자질, 향후 전문분야 법조인으로의 성장 가능성, 글로벌 법조인으로의 성장 가능성, 윤리성과 봉사정신’ 등 다섯 가지 평가항목을 안내하고 있을 뿐이며, 평가항목별 배점은 알 수가 없다.
앞서 지난달 13일 전국 25개 로스쿨의 협의체인 로스쿨협의회는 ‘로스쿨 입학전형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2017학년도 입시요강에서 △정량평가 전형요소의 실질반영률 및 환산방법 공시 △정성평가 전형요소의 평가기준 공시 등을 약속한 바 있다. 서울의 한 사립 로스쿨의 경우, 서류심사 등 정성평가를 할 때 ‘성실성’ 항목에서 출신학부 등급제(<한겨레> 6월3일치 1·10면)를 하는 등 평가항목별로 등급을 나눠 점수를 차등부여하는 구체적인 채점 기준을 적용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특히 이번에 공개된 정량평가 요소의 성적 반영 방법을 보면, 성적이 낮아도 감점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사실상 당락을 결정하는 정성평가 요소의 채점 기준에 대한 수험생들의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실제 부산대 로스쿨이 제시한 방식에 따라 학점과 토익 성적을 환산한 결과, 학점 4.5점과 3.0점을 받은 지원자의 점수 차는 3점(20점 만점)이었으며, 토익은 990점과 700점을 받은 지원자의 점수 차가 2점(10점 만점)에 불과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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