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2015년 경쟁서 탈락했던
안전문 정비업체 대표 주장
메트로 출신이 만든 회사에
사업 줄 것이라는 소문 파다
안전문 정비업체 대표 주장
메트로 출신이 만든 회사에
사업 줄 것이라는 소문 파다
서울메트로 출신들이 2011년 세운 은성피에스디(PSD)는 서울메트로의 스크린도어(안전문) 관리 업무를 2011년부터 줄곧 맡아왔다. 두 차례 ‘경쟁입찰’이란 절차를 거치면서다. 하지만 업계엔 그때마다 ‘은성을 위한 입찰’이란 말들이 파다했다고 한다.
2011년, 2015년 입찰 때마다 은성에 밀린 ㅎ산업의 윤아무개 대표는 이런 이야기를 하며 시종 착잡해했다. 최근 <한겨레>와의 단독 인터뷰에서다.
윤 대표는 “2011년 입찰 전부터 (메트로가) 은성에 주려는 사업이란 얘기들 때문에 다른 업체들은 (입찰에) 참여 안 했다. 우리는 2010년 메트로 안전문 관리 사업을 맡으며 유지 보수의 틀을 잡아놔 자신이 있어 응찰했다”며 “(결과를 놓고) 작은 회사가 싸우기엔 여건이 되지 않아 할 말은 많지만 그냥 조용히 있었다”고 말했다.
2013년 1월 은성 소속 심아무개(38)씨가 지하철 성수역에서 안전문을 고치다 숨졌다. 윤 대표는 “심씨는 우리 회사가 육성한 고급기술자였는데, 거기(은성) 가서 어떻게 된 건지 혼자 작업하다 변을 당했다”며 “우리가 2010년 유지 보수할 땐 2인1조 같은 작업수칙이 까다로웠고, 안 지켰을 땐 작업을 못 하게 했다”고 말했다. 실제 ㅎ산업이 유지 보수를 맡았을 때는 사망사고가 없었다.
업계 얘기를 모아보면, 은성은 메트로에서 안전문 관리사업 관련 분소장을 역임한 이 등 3명이 주력해 세운 회사다. 당시 심씨 등 ㅎ산업 직원 20여명도 흡수해갔다. 윤 대표에게도 회사를 차리자는 메트로 간부가 있었다고 한다. 비용 절감을 위한 외주화가 한편으론 먹잇감이며 전쟁터였다.
은성은 2013년 성수역 사망사고 이력에도 불구하고, 2015년 4월27일 재입찰에 성공한다. 당시 입찰조건서에는 ‘중대한 사고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었다. 하지만 은성은 메트로 입찰평가에서 7명의 평가위원으로부터 평균 59.04점을 받아 51.96점을 받은 ㅎ산업을 다시 따돌렸다. 그리고 1년여 만인 2016년 5월28일 10대 노동자 김군을 잃었다.
은성은 사업을 따낸 대가로 메트로 출신들을 채용하고 다른 직원에 견줘 고임금을 보장해야 했다. 윤 대표는 “우리가 (2015년 재입찰 때) 선정됐다면 (입찰 조건 따라) 은성 소속 메트로 출신 직원들 전부 고용승계하고 임금도 자체 채용 직원들보다 2배가량 줘야 했다”며 “부당하다 정도가 아니라 특혜다. 전적자들은 메트로 출신이라면서 상전 노릇 하고 업무에도 비협조적이라 은성 경영진도 죽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공공부문이 앞장서 노동권 보장을 위해 용역업무 담당자를 새 사업자가 고용 승계토록 유도하고 있으나, 이 경우 메트로 출신을 위해 다른 직원은 차별받는 구조다. 윤 대표는 “우리 직원 월급이 200만~250만원, 최저가 150만원인데, (구의역 사고로 숨진) 김군이 받았다는 140만원은 너무 박하다”며 “사업 따내려면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이 사회가 자유로운 경쟁, 페어플레이가 가능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이슈구의역 사고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