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처리퍼블릭 임원이 검사 사칭해 정씨에 문자해 “담당 검사와 식사 잘했고 수사 확대될 것 같지 않아”
현직 검사가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원정도박 수사 내용을 유출했다는 의혹은 이 업체 직원이 검사를 사칭해 저지른 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는 19일 수사기밀 유출 의혹을 받고 있는 이아무개 검사와 네이처리퍼블릭 임원인 ㄱ씨를 불러 조사해 이같은 의혹은 사실무근인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이 검사는 정씨가 지난해 검찰에서 원정도박 혐의로 수사를 받을 때 사법연수원 동기인 담당 검사에게 수사 상황을 파악한 뒤 이를 ㄱ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는 의혹을 받았다. ㄱ씨는 이 내용을 정씨에게 전달했다.
검찰 조사 결과 이 문자는 ㄱ씨가 문자메시지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검사는 지인을 통해 지난해 9월30일 기업 임원인 ㄱ씨를 처음 소개받았고 그 자리에서 명함을 교환했다. 다음날 점심께 ㄱ씨는 이 검사의 이름을 사칭해 정씨에게 문자를 보냈다. 문자에는 “담당 검사와 점심 식사 잘했고, 내일 영장 청구되고, 앞으로 수사 확대될 거 같지 않으니 재판 잘 받아라. 이아무개 드림”이라고 썼다. ㄱ씨가 이 검사에게 받은 것처럼 자신이 허위 문자메시지를 작성해 정씨에게 보낸 것이다.
검찰 조사에서 ㄱ씨는 문자메시지 조작 내용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검사는 “문자를 보냈다는 당일 해외출장을 갔다. 수사 검사랑 밥을 먹을 시간도 없었을 뿐 아니라 개인적 친분도 없는 사이다. 핸드폰 번호도 알고 있는 사이가 아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검사를 둘러싼 수사기밀 유출 의혹을 사실무근으로 잠정 결론내렸다. 검찰은 ㄱ씨를 상대로 문자메시지를 조작한 경위와 동기 등을 추가 조사할 방침이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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