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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군대가 병 키워” 유가족 분노

등록 2005-10-27 19:03

<b>오열하는 유족</b> 군생활 중 위암을 위궤양으로 진단받았으나 제대한 뒤 넉달여 만인 27일 오전 위암으로 숨진 노충국씨의 아버지 노춘석씨(왼쪽) 등 유족들이 이날 오후 서울 삼성동 서울의료원에 시신을 안치한 뒤 오열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A href=”mailto:hyopd@hani.co.kr”>hyopd@hani.co.kr</A>
오열하는 유족 군생활 중 위암을 위궤양으로 진단받았으나 제대한 뒤 넉달여 만인 27일 오전 위암으로 숨진 노충국씨의 아버지 노춘석씨(왼쪽) 등 유족들이 이날 오후 서울 삼성동 서울의료원에 시신을 안치한 뒤 오열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제대 2주만에 ‘위암 말기’ 판정 노충국씨 투병 3개월만에 숨져

한 사병이 전역 2주 만에 위암 말기 판정을 받고 석달 만에 숨졌다.

7월 전역한 뒤 위암 말기 판정을 받고 투병해온 노충국(28)씨가 27일 경남 거창 서경병원에서 숨졌다. 노씨의 가족들은 “노씨가 3월 심한 복통을 호소해 군에서 진단해봤더니 위궤양 판정을 받았는데 제대한 뒤 민간병원에서 다시 검사한 결과 위암 말기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군에서 제대로 된 검진과 치료 한번 못 받고 방치돼 숨진 것 아니냐”고 군 의료체계 부실을 비난하고 있다.

가족과 군 쪽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육군탄약사령부에서 근무한 노씨는 제대를 석달 앞둔 3월29일 자신의 병에 대해 의심을 가지고 통증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그는 허리를 펼 수 없을 정도로 복통이 심해 군의관을 찾아갔는데, 공복 상태가 아니라는 이유로 내시경검사를 받지 못하고 간단한 소화제 처방만 받았다. 이후 증세가 나아지지 않아 한달 뒤인 4월28일 국군광주통합병원에서 진단한 결과 ‘위궤양’ 판정을 받았다. 통합병원이 광주에 있는 민간병원에 조직검사를 의뢰했지만 역시 진단 결과는 ‘만성위염’ 소견이었다. 그러나 그가 6월24일 만기전역한 뒤 찾은 서울의 한 대학병원은 ‘위암 말기’라는 진단을 내놨다.

국방부 ‘노충국씨 사망’ 진상조사 지시
국방부 ‘노충국씨 사망’ 진상조사 지시
유가족
“제대 두달앞둔 4월에 통합병원서 위궤양 판정 진으로 병 방치”

국방부
“4월 진달때 위암 의심 입원 권유했지만 밖에서 진료받는다고 거절”

아버지 노춘식씨는 “아들이 제대를 일주일쯤 앞두고 ‘너무 아프다’며 전화를 해와 군에 연락해 ‘민간병원에서 진단받게 해달라’고 요청했더니, 부대 관계자가 ‘전북대병원에서 진단을 받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다”며, “그러나 아들이 받은 진료는 임실의 한 병원에서 청진기 진료 등을 받은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노씨는 “뒤에 선임병들에게 물어보니 아들이 제대를 앞두고는 거의 의무실에서 누워 지냈다고 했다”며 “증세가 심각한데도 사실상 내 아들을 방치한 것이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4월28일 통합병원에서 내시경검사를 했을 때 담당 군의관이 ‘위암으로 의심이 되는 종양이 있으니 입원해 경과를 보자’고 했지만 노씨가 ‘말년 휴가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 밖에 나가 진료를 받겠다’고 했다”며 군의 책임을 부인했다. 이 관계자는 “군 의료체계는 1차 대대 의무실, 2차 군 통합병원, 3차 민간 대학병원 순서이므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차후에라도 군에서 병에 걸린 사실이 인정되면 보훈처 심사를 통해 국가유공자로 인정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족들은 이런 국방부의 태도에 더욱 분노하고 있다. 노씨의 큰아버지인 노옥봉(71)씨는 “세상 어떤 사람이 위암이라는 말을 듣고 그렇게 태연할 수 있겠느냐”며 “수조원의 국방비를 쓰면서도 군대 의료 시설이 낙후해 병을 알아내지 못한 것이 아니냐”고 울분을 터뜨렸다.

노씨 뿐 아니라 2월 육군에서 전역한 박상연(24)씨도 제대 2개월 만에 위암3기 진단을 받았다. 박씨는 군 복무 때인 2003년 10월7일부터 통증에 시달려 2004년 12월31일까지 국군양주병원에서 수차례에 걸쳐 내시경검사 등 각종 진료를 받았으나 ‘특별한 병증이 없다’는 진단만 받았다. 아버지 박홍신(53)씨는 “제대 뒤 암 판정을 내린 병원 의사는 ‘이런 중증 환자는 초보 의사라도 금세 알아본다’고 말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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