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영향권 접어들면 8월 인양도 어려워질 가능성도
세월호 인양의 핵심 작업인 선수(뱃머리) 들기 작업이 여러 차례 연기되는 등 선체 인양이 계속 늦어지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28일부터 세월호 선수 들기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높은 파도와 바람 등 기상 악화로 다음 소조기인 7월11일로 연기했다.
세월호 선수 들기 작업은 애초 지난달 28일 시작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부력을 이용해 세월호의 무게를 가볍게 해줄 ‘폰툰’(물탱크 형태의 대형 에어백)에 문제가 생겨 2주일 연기됐다. 이달 12일부터 선수 들기가 다시 시작됐지만 13일 새벽 2시부터 남동풍과 강한 너울(파고 2m)이 일면서 작업이 중단됐다. 이 과정에서 세월호 선체 일부가 훼손됐다. 세월호 선수를 들기 위해 설치한 철 와이어 5개 중 2개가 선체를 파고 들어가 세월호 갑판부 두 군데에 6.1m, 7.1m 길이의 손상이 생겼다. 해수부는 “손상 부위에 보강재를 설치해 중단됐던 작업을 이달 28일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기상 악화로 또 다시 연기된 것이다. 선수 들기 작업만 애초 계획보다 44일이나 늦어지는 셈이다.
선수 들기는 세월호를 절단하지 않고 인양하기 위해 꼭 필요한 핵심 작업이다. 세월호 선체 밑에 받침대 구실을 하는 리프팅 빔(Lifting beam)을 설치하려면 선수를 약 5도(높이 10m) 들어 올려야 한다. 이 작업이 끝나야 배 뒷부분에 리프트 빔을 설치할 수 있다. 리프팅 빔 작업이 끝난 뒤 와이어 52개로 해상크레인과 연결하고 각종 안전장치와 부력 장치를 설치하면, 세월호를 들어올리기 위한 사전 작업이 마무리된다.
선수 들기 작업이 계속 연기되면서 정부는 세월호 인양이 8월에나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7~8월엔 우리나라가 태풍 영향권에 들어가게 되면서 인양 시기가 더 늦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세월호 진실 규명의 유력한 증거물인 선체가 인양도 되기 전에 정부가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활동을 30일 강제로 종료하려고 하면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