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무늬붓꽃, 산작약, 한계령풀, 제주달구지풀…. 이름만 들어서는 생소한 멸종위기 식물들을 사진으로 보며 공부하세요.”
현직교사들이 27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서울 강남구민회관 전시실에서 ‘사라져 가는 아름다운 우리 꽃’을 주제로 사진 전시회를 열었다.
이번 전시회를 준비한 사람들은 지난해 한 식물연구소에서 연 교사 연수에서 만난 초·중·고등학교 현직교사 22명. 이들은 연수 당시 아름다운 한국 야생 풀·꽃에 반해 자발적으로 ‘한국교사식물연구회’라는 모임을 조직했다. 처음에는 교사인 자신들도 잘 모르는 식물들에 대해 함께 공부해 보자는 취지로 시작한 모임이었지만, 아름다운 식물들에 ‘넋을 잃고’나서는 다들 이 모임을 통해 학생들을 위한 ‘교육’을 해 보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단다.
한국교사식물연구회 회원들이 봄꽃 답사를 하고 있다. 한국교사식물연구회 제공
“회원들이 한라산, 울릉도, 가야산, 설악산, 소백산 등 국내의 산과 섬은 물론이고 백두산과 몽골 등 해외 답사까지 하면서 사진을 찍었어요.” 이 모임 회장을 맡고 있는 권희정(서울 광남고) 교사는 자신들의 열정이 10대들의 ‘마니아’ 문화와 비슷하다며 웃었다. 지난해 제1회 전시회를 마치고 호응이 너무 좋아서 이번에 두 번째 전시회로 이어졌다. 이들은 새로운 멸종위기 식물들을 찾아낼 때 마다 ‘환호성’을 질렀던 감동을 학생들에게도 꼭 전해주고 싶었다고 한다.
전시회에서는 단순히 사진을 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학생들의 학습효과를 높이기 위해 관람 활동기도 쓸 수 있도록 했다. 식물이름 알아 맞추기 퀴즈대회에도 참여할 수 있다. 직접 전시장을 찾지 못하는 학생들은 인터넷을 통해 사이버 사진전(cafe.daum.net/teacher4flora)을 볼 수 있으며, 직접 관람을 원하는 학교에는 사진을 무료로 대여해 준다. 무료 대여 전시는 다음 달부터 오는 12월14일까지 가능하며 벌써 17개 학교가 신청을 마친 상태다.
권희정 교사는 “이번 사진전은 청소년들에게 생물의 다양성이 훼손되고 있는 실태에 대한 위기의식을 심어주고 보전의 필요성을 일깨워주기 위해 기획됐다”며 “함께 고민하고 즐길 수 있는 체험 학습의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의 (02)3413-0900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사진 한국교사식물연구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