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2천억원대 요구 알려져
위자료도 1천만원 청구
“가정 지키겠다” 기존 뜻 바꿔
이 사장 전체재산 드러날지 관심
위자료도 1천만원 청구
“가정 지키겠다” 기존 뜻 바꿔
이 사장 전체재산 드러날지 관심
이부진(46) 호텔신라 사장과 이혼 소송중인 임우재(48) 삼성전기 상임고문이 이 사장을 상대로 1조원대의 재산분할 청구소송을 냈다. 재산분할청구 소송 금액으로는 역대 국내 최대다. 소송 과정에서 이 사장의 전체 재산이 드러날지 관심이 모인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임 고문은 지난달 29일 서울가정법원에 이 사장을 상대로 위자료와 재산분할을 요구하는 소송을 청구했다. 재산분할 요구액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약 1조2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신적 손해배상에 대한 위자료도 1000만원을 청구했다. 소송을 통한 재산분할의 경우 법원은 결혼 기간 부부가 공동으로 노력해 형성한 재산에 대한 기여도를 따져 재산을 분할한다. 임 고문과 이 사장은 1999년 결혼해 약 15년 동안 결혼 생활을 유지했다.
임 고문은 현재 이혼 소송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는 수원지법에도 재산분할을 청구하는 내용의 ‘반소’를 제기했다. 이 사장이 낸 이혼 소송에 맞대응한 것으로, 그동안 “가정을 지키고 싶다”며 이혼할 뜻이 없다는 의사를 밝혀온 임 고문이 이혼을 원한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서울가정법원은 수원지법에서 이미 이혼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재판관할권이 어느 법원에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이번 소송 과정에서 이 사장의 전체 재산 규모가 드러날지도 주목의 대상이다. 이 사장은 1996년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한테서 16억1000만원을 받아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를 샀고, 비슷한 방식으로 49억원을 투자해 1999년 삼성에스디에스(SDS)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배정받았다. 이 사장이 보유한 두 회사 지분은 상장 때 각각 1조6500억원과 5100억원으로 가치가 불었다. 오빠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동생인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과 함께 배정받은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는 편법 승계와 부당한 자산 불리기 논란으로 이건희 회장이 기소된 사안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지난달 기준 이 사장의 자산을 16억2천만달러(1조8900억원)로 평가한 바 있다.
이 사장의 차명 재산까지 드러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다. 가사소송법에 따르면, 임 고문이 법원에 이 사장의 재산조회를 신청하면 법원은 대법원·국세청 등 공공기관이나 금융기관 등에 조회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실명으로 등록된 재산만 찾을 수 있고, 조회한 자료는 재판 외의 목적으로는 사용할 수 없도록 돼 있다. 서울가정법원 관계자는 “차명 재산이 의심되는 경우, 본인이 직접 찾아서 증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삼성그룹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회사의 공식적인 사안이 아닌 이 사장의 개인사이기 때문에 그룹이나 호텔신라 차원에서 언급할 만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최현준 허재현 김성환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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