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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경찰, ‘세월호 침묵시위’ 용혜인씨에 “자정에 출석하라”

등록 2016-07-14 14:32수정 2016-07-14 15:04

담당 수사관 “출석 요구서 보내는 과정서 실수, 사과했다”
용혜인씨가 서울서부경찰서에서 받은 출석요구서
용혜인씨가 서울서부경찰서에서 받은 출석요구서
“용혜인 귀하에 대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사건에 관하여 문의할 일이 있으니 2016.7.11 00:00에 지능팀으로 출석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세월호 참사 뒤, ‘가만히 있으라’ 침묵 행진을 이끌었던 용혜인(26)씨에게 지난 11일 오전 0시(밤 12시)에 출석할 것을 요구했다. 용씨는 “경찰이 고의로 자정에 출석하라 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집회에 참여한 사람들한테 출석요구서를 남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씁쓸하고 황당했다”고 말했다.

11일 자정께 용씨가 출석 요구 시간에 맞춰 서울 은평구 서부경찰서에 가보니, 담당 수사관 대신 당직 중인 수사관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용씨는 “출석요구서를 보낸 이 아무개 수사관에게 연락해달라”고 당직 중인 수사관에게 두 차례나 요청했다. 하지만 이 수사관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지난 11일, 용혜인씨는 경찰의 출석요구서 시간에 맞춰 서울서부경찰서에 갔지만 출석 요구를 한 담당 수사관을 만나지 못하고 돌아왔다.
지난 11일, 용혜인씨는 경찰의 출석요구서 시간에 맞춰 서울서부경찰서에 갔지만 출석 요구를 한 담당 수사관을 만나지 못하고 돌아왔다.
같은 날 오전 9시께, 서부경찰서 지능팀 소속의 담당 수사관인 이아무개 경위는 이런 내용을 올려놓은 용씨의 페이스북을 찾아 댓글을 남겼다. 이 경위는 “출석 요구 시스템에 출석 시간을 정확히 입력하지 않고 발송해 불편과 혼선을 드린 점에 대해 사과 드린다”면서 “자세한 내용은 전화를 주시면 안내하겠고, 차후 더 세심히 업무처리를 하겠다”고 적었다.

글을 본 누리꾼들은 “출석요구서를 보내고 죄송하다면 다인 것이냐”면서 “이럴 거면 조사도 페이스북 메신저로 하세요”라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그러자 이 경위는 “사람인지라 실수라는 걸 한 거네요. 저도 이런 실수가 첨이니 좀 릴렉스 하시죠”라고 답하기도 했다. 용씨는 “담당 수사관으로부터 실수였고 죄송하다는 문자를 받았지만, 출석 요구와 관련한 전화는 걸려오지 않았다“면서 “최근 집회에 참석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경찰이 출석 요구서를 마구잡이로 보내다 보니, 이런 실수도 발생하는 것이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 경위는 14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2차 출석 요구서를 보내는 과정에서 출석 시간을 10시로 적어야 하는데, 입력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다. 1차 요구서 때는 10시로 보냈고, 착오가 있었던 부분은 용씨에게 사과했다"면서 "21일 오전 10시까지 다시 출석해 달라고 13일에 우편물로 다시 출석요구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지난 4.13 총선 당시 노동당의 비례대표 1번 후보였던 용씨는 지난 5월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열린 '한광호 추모 노동당 연설회'에 참석한 이유로 경찰의 출석 요구를 받게 됐다. 용씨는 “정당법상 보장되어있는 정당연설회를 진행했다는 이유로 출석 요구서를 보내는 것도 이해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연설 집회 당시, 경찰의 해산 명령에 불응했던 점을 확인하기 위해 출석 요청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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