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가 고졸 직장인의 평생 교육을 위한 단과 대학을 만들기로 진행하면서 이를 반대하는 학생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학생들은 지난 28일부터 학교의 학위장사를 중단하라며 본관을 점거한 채, 닷새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지만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학생들의 기득권 권리주장에 대한 비판도 없지는 않지만, 학교쪽은 학생들의 문제제기에 대해 어떤 대화도 시도하지 않은채, 지난주 토요일인 30일 학교 안에 경찰 1600명을 투입해 농성자들을 진압하는 행동을 요청했다는 것은 더욱 큰 문제로 보인다.
경찰이 진압하는 과정에서 농성학생들 중 다수 부상자가 발생하자 책임공방과정에서 경찰 투입을 놓고, 경찰과 학교 쪽의 엇갈린 주장을 펴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화여대는 일부 언론 등을 통해 학교의 공식적인 경찰 투입 요청은 없었다고 설명해 왔지만, 서대문경찰서는 바로 보도자료를 통해 학교가 공문을 통해 투입을 요청했다고 반박자료를 내면서 밝혀졌다.
이화여대가 경찰을 동원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단순히 이번 문제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29일 이화여대 강당에서 열린 ‘전국여성대회’. 대회 축사를 위해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을 보호한다는 명목이었지만, 학교 곳곳에 막대한 사복경찰을 동원해 이화여대 대부분의 길목을 막아서면서 정작 학내에서 치뤄진 행사에 이화여대 학생은 전혀없고 외부인들로 행사를 치르며, 교내에서 수업들어가려는 학생들을 막아 이화여대 학생들과 사복경찰간의 몸싸움이 일어나게 만들기도 했다.
더군다나 천명이 넘는 대규모 경찰력이 투입된 것은 1999년 서울지하철 노조의 서울대 농성 당시 정부가 20개 중대 2천여명의 경력을 투입한 이후 17년여 만이다.
이번 사태는 대학내에 문제가 발생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경찰도 문제지만, 정작 총장과 학생간의 소통과 대화를 통한 방식이 아닌, 문제가 발생이 되면 공권력을 통해 해결하고 이후에 나몰라라 대처하는 대한민국의 축소판이 지성의 상아탑내에서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 더 큰 문제로 보인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디스팩트 시즌3#14_이화여대 점거농성과 대학들 '쩐의 전쟁'] 바로가기
이화여대가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 평생교육 단과대학을 설립하기로 하자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7월 30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본관 건물에서는 학생들의 점거농성이 3일째 이어지고 있다. 박수진 기자
200여명의 농성에 동원된 1600명의 경찰이 농성학생들을 일일이 들어내고 있다. save our ewha 화면갈무리
서울 이화여자대학교 학생들이 지난해 10월 29일 오후 제50회 전국여성대회에 참석차 학교를 방문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방문을 항의하며 행사가 열리는 대강당으로 가려하자 사복경찰이 제지를 하기 위해 학내 곳곳을 막고 있다.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서울 이화여자대학교 학생들이 지난해 10월 29일 제50회 전국여성대회에 참석차 학교를 방문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방문을 항의하며 행사가 열리는 대강당으로 가다 사복경찰에게 제지 당하고 있다.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29일 이화여대 강당에서열린 제50회 전국여성대회에서 결의문 낭독이 끝나자 웃고 있다.박대통령옆 왼쪽에 앉아서 박수를 치고 있는 이화여대 최경희 총장.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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