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학생들이 학교본부의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을 반대하며 본관을 점거하고 농성을 펼치며 교수 등의 통행을 막은 것에 대해 사법처리 방침을 밝혔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학내 사안이라 하더라도 건물을 점거하고 교수와 교직원을 장시간 감금한 것은 엄연한 범법행위이기 때문에 채증자료를 바탕으로 주동자 등에 대해서는 빠른 시일 안에 사법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대 학생 200여명은 학교본부의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이 대학을 상업화하는 ‘학위 장사’라고 비판하며 28일부터 본관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회의실에 교수와 교직원 5명이 갇혀 밖으로 나오지 못하자 30일 경찰은 학교 쪽의 요청을 받고 1600여명의 경찰을 투입해 농성중이던 학생들을 끌어내고 갇혀있던 교수와 교직원을 구조했다.
그동안 경찰은 대학의 자율성을 존중해 학내 갈등 상황에 대해서는 캠퍼스 안에 경찰력을 투입하는 걸 자제해왔다. 이처럼 대규모 경찰력이 학내에 진입한 것은 1999년 서울지하철노동조합이 벌이던 파업농성을 진압하기 위해 경찰 2000명이 서울대에 진입했던 이후로 17년만이다.
이에 대해 강 청장은 “학내 사안이라 하더라도 경찰 입장에서는 위법한 범죄행위냐 아니냐가 중요한 것”이라며 “이번의 경우는 감금상황이 46시간이 넘도록 지속됐고, 피해자들과 학교 쪽의 강력한 구조요청이 있었기 때문에 경찰력을 투입한 것”이라고 밝혔다. 강 청장은 “다만, 학내 사안이고 학생들이란 점을 고려해 피해자 구조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리력만 행사했을 뿐, 농성 중이던 학생들을 연행 검거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강 청장은 “교수와 교직원 5명이 3일 동안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었던 것은 명백한 감금 상황이다. 감금이냐 아니냐는 불필요한 논쟁”이라며 “학내 사안이라도 당연히 있어서는 엄연한 불법행위였고, 감금행위에 대해 주요한 역할을 행사한 주동자들에 대해서는 입건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허승 기자 raison@hani.co.kr
[디스팩트 시즌3#14_이화여대 점거농성과 대학들 '쩐의 전쟁']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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