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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우병우, ‘경찰총수 거짓말’ 알고도 봐줬다

등록 2016-08-22 21:03수정 2016-08-23 01:05

진경준 이어 이철성도 검증 실패 드러나
경찰 “민정수석실에 말했다”
야당 “결격사유에도 낙점 오만한 인사”

이 후보, 우 수석과 함께 청 근무
아들 보직 특혜 의혹 시점과 겹쳐
진경준 전 검사장에 이어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경찰청장 후보 인사 검증 실패가 도마에 올랐다. 이철성 후보자가 과거 음주운전 사고 당시 경찰 신분을 숨겼던 사실을 민정수석실에 사전에 밝혔던 것으로 드러난 데 따른 것이다. 야당 쪽은 “결격사유가 발견되어도 청와대가 낙점한 인사를 쓰겠다는 오만함이 그대로 반영된 인사”라며 이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했다.

22일 경찰청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정확한 워딩은 알 수 없지만 후보자 쪽에서 ‘너무나 순간 당황스럽고 부끄러운 나머지 미처 신분을 못 밝혔다’는 취지의 말을 민정수석실에 (청문회 이전에) 전달했다”고 확인했다.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는 1993년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키고도 징계기록이 없는 데 대해 ‘당시 신분을 밝히지 않아 징계기록이 없다’고 폭탄 자백을 해 청문회장을 발칵 뒤집어놨다.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민정수석실에서 이 같은 사실을 알고 문제를 삼지 않았다는 것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것이자 자기 길만이 맞는 길이니 무조건 따라오라는 오만한 태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표창원 더민주 의원은 “이 정도의 문제를 알면서도 지명하고 임명해준 청와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이 후보자가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나갈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강하게 든다”고 말했다.

진경준 전 검사장의 ‘넥슨 대박 주식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뒤에도, 우 수석은 단 한 번도 책임을 언급하거나 유감을 표명한 적 없다. 음주운전부터 범죄 수사까지 국민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14만 경찰조직의 총수로서 중대한 결격사유가 있는데도 민정수석실이 눈감고 넘어간 데는, 인사청문회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아도 경찰청장 임명은 강행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 의원 12명 전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이 후보자가 의혹에 대해 수사자료 등 관련 서류 제출을 미루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 후보자 스스로 결단할 것을 촉구했다.

2014년 9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청와대 정무수석실 사회안전비서관으로 있던 이 후보자는 2014년 5월부터 민정비서관으로 일하다가 2015년 2월 민정수석으로 발탁된 우 수석과 청와대 근무 시기가 겹친다. 의경 복무 중인 우 수석의 장남은 지난해 7월 ‘4개월 이상 근무 뒤’ 가능한 보직 이동 내규를 어기고 정부서울청사에서 서울지방경찰청 운전병으로 자리를 옮겨 ‘꽃보직 특혜’ 논란이 일었다.

방준호 엄지원 기자 whor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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