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100명당 108.7명꼴…세계 5위
한국의 남아선호가 예전에 비해선 완화됐으나, 여전히 세계적인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통계청의 ‘국제통계연감’ 자료를 보면, 2003년 현재 세계 45개국을 대상으로 여아 100명당 남아 출생 비율을 조사한 결과, 한국이 108.7로 5위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루지야가 118.3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아제르바이잔 117.2, 대만 110.1, 홍콩 109.1 등의 차례로 아시아 국가들이 1~5위를 차지했다. 선진국들은 일본이 105.7, 독일 핀란드 각 105.8, 네덜란드 스위스 각 105.5. 오스트레일리아 105.1, 뉴질랜드 104.3 등 대체로 105 안팎이었다. 자연상태에서 남아 출생비는 103~107 수준이다. 조사대상 나라 중 이 비율이 가장 낮은 나라는 멕시코로 100.9에 그쳤다.
한국의 남아 출생비는 지난 1980년만 해도 105.3으로 외국과 큰 차이가 없었으나, 불법적인 태아 성감별이 음성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한 80년대 중반부터 남아 출생비가 급격히 치솟아 1990년에는 116.5까지 비정상적으로 올라갔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의식변화가 진행되면서 남아 출생비는 계속 낮아지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출생순위별 남아 성비를 보면, 첫째 아이는 105.2로 선진국과 차이가 없지만, 둘째는 106.2로 높아지고, 셋째는 132.7로 급격히 올라갔다. 이는 특히 셋째의 경우 임신초기 성감별을 통해 아들인 경우만 낳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또 셋째를 낳는 사람들은 첫째와 둘째 모두 딸을 낳은 경우가 많아, 셋째는 ‘확률적’으로 아들이 태어나는 비율이 높다는 점도 거론되고 있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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