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서부지검, 귀찮을 정도로 전화 와도 '사건무마' 청탁 방치

등록 2016-09-05 21:50수정 2016-09-07 09:24

지검, 사건·스폰서의혹 비공식 보고
대검은 “진상규명 하라” 지시하고 끝
수사 시작되며 김부장검사 질긴 로비
담당검사와 식사 뒤 “잘 처리 해달라”
사무실에 찾아오고 부장검사와도 통화
그런데도 대검에는 보고조차 안해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서울서부지검이 ‘스폰서 의혹’ 부장검사의 ‘부적절한 돈거래’에 관해 지난 5월 대검찰청에 첩보보고를 한차례 한 뒤 이 부장검사를 별도로 직접 조사하지도, 정식 보고를 올리지도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검찰청의 ‘비리 불감증’과 서부지검의 ‘미온적 대처’ 속에 이 부장검사는 수사 검사 등을 여러 차례 접촉해 사건 무마 청탁을 시도할 수 있었다.

서부지검이 애초 김아무개 부장검사와 60억대 횡령 및 사기 혐의 피의자 김아무개씨 간에 수상한 돈거래가 있었다는 정황을 알게 된 것은 지난 4월이다. 김씨가 근무하는 회사의 대표가 김씨를 횡령 및 사기로 고소하며, 김씨의 돈 사용처로 김 부장검사에게 빌려준 돈을 지목한 것이다. 돈을 보낸 곳은 부장검사 계좌가 아닌 술집 종업원과 김 부장검사의 친구인 박아무개 변호사의 아내 명의 계좌였다. 상식적으로 봐도 미심쩍은 점이 한두가지가 아닌 거래였다.

서부지검은 지난 5월18일 대검찰청에 김 부장검사 비위 의혹에 대해 첩보보고를 하며, 사건 경과와 함께 고소인이 증거자료로 제출했던 1500만원 돈이 입금된 계좌가 적시된 전자우편을 첨부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이후 수사가 본격 시작되고, 김 부장검사가 6월 본인이 드러나지 않게 사건을 잘 마무리해달라는 취지로 수사 검사와 식사 자리를 가지고, 청탁을 하는데도 서부지검은 대검찰청에 추가보고하지 않았다.

현직 부장검사라고 하더라도 수사를 맡은 검사가 사건에 이름이 거론되는 관련자와 사적 만남을 가지는 것은 부적절하다. 김 부장검사는 이날 <한겨레> 보도 뒤 “서부지검 (수사 검사와 부장검사) 식사 자리는 다른 여러 검사가 합석해 사건과 관련한 얘기를 할 상황이 전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김 부장검사가 사건 얘기를 꺼내기 시작한 것은 이 식사 자리 뒤부터다.

서부지검은 수사를 맡은 박아무개 검사가 ‘귀찮아할 정도’로 김 부장검사가 전화를 했다고 표현했다. 김 부장검사는 식사를 한 뒤 6월 중순 직접 검사실로 찾아가 박 검사를 만나 ‘이 사건에 내 문제가 달려 있으니까 내가 사건에 나오지 않게 잘 처리해달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이 사건 수사를 맡은 부장검사에게도 전화를 걸었다. 서부지검은 6~8월 김씨를 상대로 한 4차례 조사에서 “김 부장검사에게 향응을 제공하는 등 스폰서 역할을 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도 이 사실은 대검찰청에 보고되지 않았다. 대검찰청은 지난 5월 김 부장검사 사건과 관련해 “철저하고 엄정한 진상규명을 하라”는 지시를 끝으로 사실상 손을 놓았고, 서부지검의 수사는 지지부진했다. 5일치 <한겨레> 보도로 부실 수사 의혹이 불거지자 서부지검은 “수사 과정에서 김 부장검사의 비위 의혹에 대해 피고소인의 진술이 번복되고 일부 거짓으로 드러나 피고소인의 신병 확보 후 진상을 규명할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대검찰청은 “서부지검의 보고 과정 역시 감찰 대상이 된다. 부정한 청탁을 받았는지 등에 대해 전반적으로 진상조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부지검 관계자는 “문제가 있으면 감찰받겠다”는 입장이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버려져 외려 드러난 죽음 ‘암장’...몇 명이 죽는지 아무도 모른다 1.

버려져 외려 드러난 죽음 ‘암장’...몇 명이 죽는지 아무도 모른다

사우디, 러시아 등 소수 산유국 극렬 저항…‘부산 플라스틱 협약’ 무산 2.

사우디, 러시아 등 소수 산유국 극렬 저항…‘부산 플라스틱 협약’ 무산

170만원 떼임…서러운 과일 도매 ‘1000원 떼기’ 장사 [.txt] 3.

170만원 떼임…서러운 과일 도매 ‘1000원 떼기’ 장사 [.txt]

도수치료 본인 부담금 3만→9만5천원…정부안 들여다보니 4.

도수치료 본인 부담금 3만→9만5천원…정부안 들여다보니

소속 없이 모인 청년들 ‘윤퇴청 시국선언’ 2000자 울림 5.

소속 없이 모인 청년들 ‘윤퇴청 시국선언’ 2000자 울림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