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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단독] 스폰서 부장검사, ‘셀프고소’ 접수전 고양지청 찾아 ‘자기변론’

등록 2016-09-06 23:30수정 2016-09-07 09:02

드라마 뺨친 수사대응 상황

김씨에겐 담당검사에 청탁 취지 설명
실제론 ‘본인 구명’ 이중플레이 정황

서부지검 검사 접촉 구명청탁 시도
부장검사 “셀프고소는 변호사 생각”
고교 동창 피의자와 ‘스폰서 관계’ 의혹을 받고 있는 김아무개 부장검사가 피의자 김아무개(구속)씨의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취한 일련의 조처는 잘 짜인 한 편의 드라마 같았다. 김 부장검사는 검찰 근무 때 터득한 노하우와 사법연수원 인연 등으로 맺어진 인맥을 최대한 활용해 전방위적인 대응에 나섰다.

6일 <한겨레>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지난 4월26일 김씨와 거래하던 한 업체 대표는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에 사기 혐의로 김씨를 고소했다. 앞서 4월19일 김씨 회사의 대표이사가 김씨를 횡령으로 서부지검에 고소한 데 이어 거래업체까지 김씨의 사기행각으로 피해를 입었다며 고소장을 낸 것이다. 이에 대해 김씨는 <한겨레>에 “고양지청 고소는 김 부장검사의 조언에 따른 ‘셀프고소’였다. 거래업체에 고소하도록 부탁했다”고 주장했다. 김 부장검사의 연수원 동기가 차장으로 있는 고양지청에서 수사가 진행되면 김 부장검사가 ‘컨트롤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는 게 김씨의 주장이다.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김씨를 상대로 제기된 고소는 모두 8건이다. 하지만 김 부장검사 등의 의도와 달리 김씨 사건은 그의 사업체가 위치한 지역을 관할하는 서울서부지검에서 진행됐다.

김 부장검사는 실제 고소장이 제출되기 며칠 전 고양지청 차장검사를 직접 만나러 간 것으로 확인됐다. 김 부장검사와 김씨가 대화를 나눈 녹취록을 보면, ‘차장검사를 만나서 어떻게든 해보려고 했다’ ‘내가 고양(고양지청) 쫓아가고, 마포(서부지검) 쫓아가고 어떻게든 끈을 만들어서 밥 먹으려고 한다’는 내용이 나온다. 고양지청의 노아무개 차장 역시 “김 부장검사가 봄쯤에 찾아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가 찾아오고 며칠 뒤 고소장이 접수됐다”고 말했다.

김 부장검사가 검찰과 김씨 사이에서 ‘이중 플레이’를 한 정황도 드러났다. 노 차장은 “김 부장검사가 고등학교 동창이 자기를 팔고 다니는데 자기 이름이 나오고 하면 억울하다. 나쁜 친구니까 철저하게 수사해 달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김씨에게는 사건 담당 검사에게 청탁을 했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안심시켜 놓고 정작 검찰에서는 자신의 문제가 거론되지 않도록 단속을 한 것으로 보인다. 김 부장검사는 김씨 사건 담당 검사인 서부지검 박아무개 검사를 만나 자신이 드러나지 않게 사건을 잘 마무리해 달라는 취지로 얘기하기도 했다.

김 부장검사는 김씨의 ‘셀프고소’가 사건 초기에 김씨 변호사로 선임됐다가 사임한 박아무개 변호사의 아이디어라고 해명했다. 김 부장검사는 자신과 친분이 있는 박 변호사를 김씨한테 소개해줬다. 김 부장검사는 박 변호사의 아내 계좌를 이용해 김씨로부터 1000만원을 송금받기도 했다. 박 변호사는 <한겨레>에 “김씨가 ‘고소인이 서부지검 담당 검사와 친분이 있는 변호사를 선임했다’고 주장하며 서부지검에서 조사를 받지 않겠다고 했다. 김씨 본인이 아이디어를 내고 고양지청 고소를 했다”고 주장했다. 서영지 최현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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