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부서 주로 맡은 ‘잘 나가는 검사’
장인 박희태 도움으로 유엔 파견설도
지난해 여변의 여성아동인권대상 수상
김형준 서울고검 부장검사. <한국방송> 방송화면 캡처.
‘스폰서 의혹’을 받는 김형준 서울고검 부장검사는 검찰 내에서 요직을 거치며 승승장구하던 검사였다.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사위로 그의 후광을 입었다는 후문이 나오는 가운데, 그 자신도 장인처럼 국회로 진출할 뜻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인 그는 검찰 안에서 인기가 좋은 금융 분야에서 집중적으로 경력을 쌓았다. 2006년엔 서울중앙지검금융조세조사1부, 2007년 삼성 비자금 특별수사감찰본부에서 일했다. 2013년에 서울중앙지검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금 특별수사팀장’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지난해엔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리는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을 맡았다. 이번 비리 혐의가 드러날 당시 예금보험공사 금융부실책임조사본부 본부장(부사장급)으로 파견 근무를 하고 있었다. 외부기관 파견을 나가는 검사는 ‘아무나 보내지 않는다’는 검찰 내 인식이 있어, 그가 검찰 내부에서 인정을 받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는 2015년엔 한국여성변호사회에서 제1회 여성아동인권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4년 울산지검 형사2부장검사로 일하며 아홉살 의붓딸을 계모가 때려 사망하게 한 ‘울산 아동 학대 사건'을 처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2009년엔 외교부 유엔대표부 법무협력관으로 파견 근무를 했다. 당시 연수원 25기 검사들이 파견 근무를 할 순번이 아니었다는 이유로 ‘박 전 의장이 사위인 김 부장검사를 도와줬다’는 뒷말이 나오기도 했다. 박 전 의장도 1988년 부산고검장까지 한 뒤에 정계에 진출해 검찰 내에 상당한 인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2년 인천지검 외사부장 시절 외국인학교 부정입학 사건 수사를 담당하며 진경준 전 검사장과 인연을 맺기도 했다. 당시 전두환 전 대통령의 며느리인 탤런트 박상아씨를 벌금 1500만원에 약식 기소했다. 딸을 외국인 학교에 입학시키려고 국적을 위조한 우병우 민정수석의 처제 이아무개씨도 재판에 넘겼고, 이씨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넥슨에게 뇌물로 주식을 받아 120억대 시세차익을 남겨 구속기소된 진경준 전 검사장이 당시 인천지검 2차장 검사이자 그의 상사로 이 사건을 지휘했다.
그의 고교동창인 김아무개씨가 <한겨레>에 제공한 카톡을 보면, 김 부장검사는 큰아버지로부터 증여받은 농지의 매각 작업을 김씨에게 부탁하면서 “친구, 이번에 진경준 검사장 주식 파동 보면서 나도 농지 문제는 우선적으로 정리해야 할 거 같아. 검사장 승진에도 그렇고, 차후 총선에 나가려 해도 공천에도 굳이 도움되는 건 아니라서”라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