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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월세 사니? 아빠 월급은 얼마니?…금수저·흙수저 따져묻는 군대

등록 2016-09-22 18:22수정 2016-09-22 21:24

육군이 훈련소에 입소한 훈련병에게 직접 작성하도록 한 병영생활 지도기록부 양식 중 일부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훈련병 중 아버지가 군 영관급이나 5급 공무원 이상, 언론사나 대기업 임원진으로 있는 병사들은 다 적으세요.” 신병교육대 훈련소에서 이런 질문을 받았다는 증언이 쏟아졌던 건(<한겨레> 8월15일치 9면) 우연의 일치였을까.

22일 <한겨레>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육군과 해군의 병영생활지도기록부(생지부)와 공군의 개인면담기록부 양식을 살펴보면, 신임 훈련병 가족의 사회·경제적 배경을 묻는 질문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훈련병의 군 복무 기간에 참고자료로 활용된다”고 밝힌 육군의 생지부에는 훈련병의 가정 및 가족사항을 묻는 질문이 집중됐다. 주거형태(자가, 전세, 월세 등)와 주택형태(아파트, 단독주택, 연립주택 등)는 물론이고 주택 면적까지 자세히 기록하게 돼 있다. 또 가족들의 학력, 종교, 직장에서의 직위뿐 아니라 주 부양자(부모님)의 월수입까지 적도록 했다. 육군은 조부모나 아버지의 육군 복무 여부나 근무 부대를 묻기도 해 ‘현대판 음서제’를 연상케 하기도 했다. 해군의 생지부에도 가족들의 학력과 직업, 가족생계유지자의 월수입, 신용카드 개수, 채무변제 현황을 묻는 질문이 있었다. 공군도 신상명세서에서 가족의 최종학력과 직업, 가족의 생활 수준 등을 묻고 있다.

불필요한 개인의료정보도 캐물었다. 육군은 훈련병들에게 자살시도 경험이나 환각제 복용 여부 등을 적도록 했는데, 이는 병무청 징병검사 시 기본 항목에 포함돼있는 내용이다. 훈련병들의 징병검사 결과는 ‘병적기록 파일’로 등록돼 국방부 내부 전산망으로 전송되고 있어 재차 물을 이유가 없다. 국방부 관계자는 “훈련병의 신원진술서를 통해 과도한 개인정보가 수집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어서 일부 항목을 삭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도 구체적인 개선방안을 밝히진 않았다. 이철희 의원은 “의무징병 된 훈련병을 상대로 자신의 사회·경제적 여건을 강제적으로 적어내게 하는 것은 시대를 역행하는 행위”라며 “병사들의 인권을 존중하려는 군의 각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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