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 농민 상태 위독
가족들과 대책위 곁을 지키는 중
가족들과 대책위 곁을 지키는 중
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 대회에서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백남기(69)농민의 상태가 위독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생명과 평화의 일꾼 백남기 농민의 쾌유와 국가폭력 규탄 범국민대책위원회’(이하 백남기 농민 대책위)는 “백남기 농민에 대한 부검 시도를 중단하라”고 밝혔다.
백남기 농민 대책위는 24일 성명을 내어 “사과도 책임자 처벌도 없이 316일 동안 백남기 농민과 그 가족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긴 정권이 부검을 실시하겠다며 백남기 농민을 두 번 세 번 죽이는 파렴치함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가족과 대책위는 백남기 농민에 대한 부검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이어 “부검을 하려는 의도는 너무나도 뻔하다”며 “직접적인 원인을 찾겠다며 백남기 농민이 쓰러지게 된 것이 경찰의 물대포가 아니라고 발뺌하기 위해, 결국 국가폭력에 의한 살인이라는 사건의 본질을 흩뜨려 물타기나 은폐하기 위한 파렴치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경찰은 부검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사망 원인이 불분명한 경우 부검을 하는 것이 원칙이다. (백남기씨의) 부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백남기씨가) 살아계신 상황에서 부검을 논하기는 이르다. 차후에 부검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백씨는 지난해 11월14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1차 ‘민중총궐기 투쟁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전남 보성군에서 상경했다가 집회 참가 중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쓰러졌다. 이후 서울대학교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져 4시간 가량 수술을 받았으나 현재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24일 오후 8시30분께 백남기 농민은 매우 위독한 상태다. 백남기 농민 대책위 관계자는 “7월부터 위중한 상태였던 백남기 농민이 어제(23일)는 약물 치료도 어려울 만큼 위독한 상황이고, 의료진으로부터 주말을 넘기기 어려울 것 같으니 대기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현재 백남기 농민의 아내 박경숙씨와 딸 백도라지씨 등 가족들과 대책위 관계자 등 20여명이 서울대병원 중환자실 앞에서 백씨의 곁을 지키고 있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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