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희가 검토하고 있는 공공임대주택은 공급주체가 민간입니다…보고서 드린 대로 적절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경제적 조건을 저희에게 유리하게 요구를 해놓은 상태이고, 건교부가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 연금재정팀장)
“임대주택의 투자 필요성에 대해서는 자세히 말씀드릴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투자대상의 다변화라든지 장기투자자산을 발굴한다든지
공공성 측면에서 굉장히 필요한 측면이라고 생각이 들고요.…수익성의 문제가 아니라 불확실성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의 불확실성은 감수하고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자세가 있어야 합니다.”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 대리)
“이것도 중요하지만 오히려 지금
노령화 사업에서 수익성 있는 복지사업 같은 것을 국민연금이 좀 개발을 했으면 좋겠어요. 그게 공공성 아닌가 싶고 절대 수익성을 훼손하라는 것은 아니고요.”
(국민연금기금운용 실무평가위원회 위원장, 보건복지부 차관)
지난 2006년 12월에 열린 국민연금기금운용 실무평가위원회에서 복지부가 ‘국민연금 임대주택 투자방안’을 보고 안건으로 내놓으면서 위원들 간에 나눈 회의록의 일부다. 이 위원회는 복지부 차관이 위원장이며, 관계 부처 공무원 및 전문가들이 참석한다. 기금운용에 관해 기술적이고 전문적인 의견을 제공해 연기금운용위원회의 심의·의결기능을 보좌하는 전문가 실무 회의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복지부가 이 위원회에 보고한 ‘국민연금 임대주택 투자방안(06-5호)’을 보면, 국민연금기금의 새 투자방식으로 정부가 추진하려 했던 임대주택사업의 세부 내용과 향후 계획 등이 낱낱이 기록돼 있다. 복지부는 이 방안에서 “최저요구수익률 이상의 사업을 대상으로 10년 및 30년 장기임대 주택사업에 국민연금기금을 투자한다”는 기본 방향을 설정했다고 밝히면서, “사업 대상은 일반인에게 하되, 가입자에게는 보다 저렴하게 공급하는 것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또 위원회가 이 방안을 놓고 벌인 논의가 담긴 회의록에는 당시 복지부 연금재정팀장이 “개발이익보다도 월 임대료 수입으로 사업을 꾸리는 것을 검토한 것”이라고 밝히자 조원동 당시 경제정책국장의 대리로 참가한 재정경제부 쪽 관계자는 “공공성 측면에서 굉장히 필요한 측면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적극 찬성 의사를 밝히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에 복지부 연금재정팀장은 “이거(임대주택사업) 외에 고령화를 대비한 노인과 관련한 그런 사업들도 사실 내부적으로 활발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보건복지부가 2006년도 국민연금기금운용실무평가위원회에 보고한 <국민연금 임대주택방안> 보고서 표지
2006년 당시 회의록과 투자방안에 담긴 내용만을 놓고 보면, 적어도 당시에는 정부가 ‘국민연금기금의 공공투자 정책’에 적극적이었음을 알 수가 있다. 공공투자 정책은 국민연금기금의 일부를 장기공공임대주택 및 보육시설, 노인장기요양시설 등 공공인프라 확충에 투자하자는 정책을 말한다.
하지만 정부가 추진했던 국민연금 임대주택 투자방안은 계획대로 이뤄지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당시 연금정책을 담당했던 한 관계자는 “추진을 위한 관계부처와의 협의 과정에서 수익률 보장을 놓고 논란이 일어 더는 진전이 되지 않은 걸로 안다”고 말했다. 김상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은 26일 국정감사 보도자료를 내어 이런 내용을 밝히며 “공공투자 정책이 기금의 안정성과 수익성을 해칠 수 있고, 정치권 압력으로 기금 활용이 결정된다고 반대입장을 고수했던 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이 실은 2005년부터 국민연금 복지사업을 지속해서 추진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특히 “정부는 2006년에는 임대주택방안을, 2010년에는 실버타운, 주택연금, 노후생활자금으로 노후소득보장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을, 그리고 2011년에는 보육시설 설립을 통한 복지투자 방안을 잇달아 검토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들 정책은 실제 집행된 바는 없으며, 이후 몇몇 학자들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제기돼 오다 올 4월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주요 공약으로 제시하면서 이슈로 다시 떠올랐다. 현 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은 이에 대해 부정적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그러나 최근 논의된 연기금 운용위원회 내부 보고자료를 보면 10년간의 태도를 바꿔 국민연금 복지사업을 다르게 평가했다”며 “복지부와 공단은 자기부정을 그만하고 공공임대주택과 보육시설의 투자에 대해 긍정적으로 재검토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이창곤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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