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낮 서울 강남구 논현동 미르재단 건물 입구.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청와대가 주재하는 정부 부처 회의들에 차은택씨의 측근인 미르재단 핵심인사가 참석한 사실이 잇따라 확인되고 있다. 대통령 국외 순방을 위한 정부 사전답사에 미르 쪽 관계자가 동행한 사실도 드러났다.
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외교부에서 제출받은 서면 자료를 보면, 지난 1월21일 청와대와 외교부 주도로 열린 ‘코리아 에이드’(Korea Aid) 티에프(TF) 1차 회의에 이한선 미르재단 상임이사가 참석했다. 이 이사는 지난 4월 청와대 ‘연풍문 회의’에서 청와대 및 부처 관계자들이 케이타워 사업을 논의할 때에도 참여한 사실이 밝혀졌으며,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는 차은택씨의 측근으로 꼽힌다.
코리아 에이드는 지난 5월말 박근혜 대통령의 동아프리카 3개국 순방을 앞두고 내놓은 대외원조 사업 모델로, 티에프 회의는 대통령 순방 준비 성격을 띠었다. 이 이사는 3차 회의(2월2일)까지 참석했으며, 이후 마지막 7차 회의(4월21일)까지는 실무 팀장이 참석했다.
김경협 의원실 관계자는 “6차 회의 때까지 ‘케이(K) 프로젝트’로 부르다 7차 회의 때 코리아 에이드라는 이름이 정해졌다”며 “외교부는 자신들이 이름을 정하지 않았다면서도 ‘미르가 정했느냐’는 물음에는 ‘밝힐 수 없다’고 한다”고 전했다.
미르재단은 박 대통령의 동아프리카 3개국 순방을 위한 정부 사전답사에도 동행했다. 김 의원은 “지난 3일 주케냐 대사관 국정감사에서 지난 3월 ‘정부 합동 사전조사단에 미르재단 관계자가 동행했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동행인은 코리아 에이드 티에프 회의에 참석한 실무 팀장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팀장은 지난 4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주한 2억7000만원대 ‘케이밀’ 사업의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특정사의 낙찰에 관여하기도 했다. 안영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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