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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1천여마리 개 고양이 돌보는 ‘애신의 집’ 이애신 할머니

등록 2005-01-30 20:07수정 2005-01-30 20:07

“버려진 개·고양이로 한가족 20여년새 1천마리 넘었네요”

“사람이 버려지면 누군가 도와주지만 동물은 버려져도 돌봐주는 사람이 없어요”

이애신(69) 할머니는 포천시 신북면 갈월리 산기슭 ‘애신의 집’에서 개와 고양이 1천여마리를 친자식처럼 돌보고 있다. 모두 거리를 헤메거나 개시장에 팔려가던 것을 할머니가 이곳으로 데려온 것이다.

할머니가 버려진 동물들을 거두어들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 82년 부터였다. 당시 남편과 사별한 할머니는 슬픔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을 생각까지 했지만 기르던 고양이를 돌보면서 삶의 의미를 되찾았다고 한다. 이때부터 할머니는 본격적으로 버려진 개와 고양이를 거둬들여 돌보기 시작했다.

서울 평창동의 판잣집에서 고양이 13마리를 키우기 시작한 뒤 할머니는 북한산으로, 경기 일영으로, 또다시 포천으로 옮겨다녀야 했다. 개·고양이의 울음소리와 냄새를 참지 못한 이웃사람들 때문이었다.

“옛날에는 밤마다 얘네들 밥을 주러 산에 오르내리니까 나를 간첩이라고 신고한 사람도 있었어요.” 할머니는 처음 동물을 돌보기 시작할 때 겪었던 어려움을 웃으며 이야기했다.

포천에 자리잡기 전까지는 개나 고양이를 기르고 싶어하는 사람들한테 분양을 해주기도 했지만 요즘은 절대로 다른 사람한테 보내지 않고 있다. 잘 기르겠다고 약속하고 분양을 받아간 사람들이 할머니의 가슴을 아프게 한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할머니는 “잘 보살펴주기만 바라고 돈도 안 받고 개를 보내줬는데 개장사한테 팔아버리거나 심지어 잡아먹은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포천 ‘애신의 집’에는 100여동의 축사에 개 900여마리, 고양이 100여마리가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병들고 늙어 언제 죽을지 모르는 개 30여마리는 아예 할머니 방에서 함께 먹고자고 있다. 2명의 일꾼들이 할머니를 도와 동물들을 보살피고 있고, 주말마다 애견동호회나 동물보호단체 회원 10여명이 찾아와 청소, 빨래, 목욕을 거들어주고 있다.


요즘 이애신 할머니의 걱정은 ‘애신의 집’ 운영비를 마련하는 것과 적절한 후계자를 찾는 것이다. 사료값과 병원비, 인건비 등으로 매달 700만원이 들어가지만 후원금은 400만원도 안 된다. 그동안 여러가지 사업을 통해 모아둔 기금도 바닥이 났다. 할머니는 “매달 고정적으로 후원금을 보내줄 회원을 모으고 내가 죽으면 나 대신 이곳을 운영할 후계자를 찾아 불쌍한 동물들의 영원한 보금자리를 이어가는 것이 마지막 바람”이라고 말했다. 후원문의 031-535-1833

포천/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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