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원장사무실·인터넷동호회 ‘그랜드 서울’ 압수수색
“경기도지사 측근”…한씨 잠적 경기도 광주시 아파트 인허가 등 경기도 공무원들의 금품수수 의혹 사건(<한겨레> 2일치 10면)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영수)가 2일 한현규(52) 경기개발연구원장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으나, 한 원장이 잠적해 체포에 실패했다. 검찰은 또 이날 한 원장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 관계자는 “경기 광주시 아파트 인허가와 관련해 박혁규 전 한나라당 의원에게 뇌물을 준 브로커들이 한 원장 등에게도 억대의 뇌물을 전달한 정황을 잡고 조사 중”이라며 “한 원장이 소환에 불응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으나 잠적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전날 박 전 의원에게 뇌물을 준 브로커들을 불러 조사했다. 이에 앞서 검찰은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의 주택가에 있는 장묘 관련 업체 ㅁ사를 압수수색하면서 이 회사 바로 위층에 있는 인터넷 카페 동호회인 ‘그랜드 서울을 만드는 사람들’ 사무실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동호회 사무실의 피시와 메모장 등을 일일이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랜드 서울’에는 손학규 경기지사의 최측근인 한 원장을 비롯해 손 지사의 측근들이 포진해, 누리꾼들을 상대로 이른바 ‘그랜드 서울 프로젝트’(GSP)를 전파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이 동호회가 한 원장의 사조직인지 여부와, 운영 배경 및 자금 출처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인천시와 경기도를 하나의 서울로 통합해 국제경쟁력을 갖춘 수도권으로 개발할 것을 내세우는 이 동호회는 현재 7천여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최근에는 누리꾼을 상대로 그랜드 서울 홍보대사를 뽑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한 원장은 최근 이 동호회 홈페이지에 스스로 ‘그랜드 서울 프로젝트’ 제안자라고 밝혔다.
손 지사 임기 초기 정무부지사를 거쳐 지난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수원 영통에 출마했다 낙선한 한 원장은 손 지사의 최측근 가운데 하나다. 또 동호회를 운영하는 황아무개씨는 최근까지 손 지사의 사이버 보좌관으로 일했고, 이아무개씨 역시 손 지사 취임 뒤 경기도정을 홍보하는 <주간 경기> 편집장을 지냈던 인물이다. 그러나 경기도 고위관계자는 “그랜드 서울은 한 원장 개인의 사조직”이라며 “한 원장 개인이 사무실을 열고 황 전 비서관 등을 데려와 운영한 것일 뿐 손 지사와는 일체 상관없다”고 말했다. 해당 동호회 쪽은 “검찰의 전격 압수수색은 명백한 네티즌 탄압”이라며 반발했다. 이 사무실 관계자는 “한 원장과 판교 새도시 납골당 공사업체와의 관계는 동호회 운영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라며 “그랜드 서울은 미래 대한민국 발전을 위한 전략적 청사진을 인터넷상에서 제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홍용덕, 김태규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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