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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블랙리스트’ 탁현민 연출가, 대관 거절당한 이유 살펴보니

등록 2016-10-18 11:47수정 2016-10-18 15:17

“정치 관련 공연 불허, 세월호 얘기도 민감해 안된다”
공연연출가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 제공
공연연출가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 제공
청와대가 검열해야 할 문화예술계 인사 9473명의 명단을 작성해 문화체육관광부로 내려보냈다는 이른바 ‘블랙리스트’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공연연출가인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가 공연장 대관을 거부당한 이메일 등을 공개해 누리꾼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거론된 문화예술인들의 저항도 거세지고 있다.

탁 교수가 17일 공개한 서울의 한 대학 공연장 관계자의 ‘대관 거절’ 메일을 보면, 관계자는 “저희 공연장이 학교 내에 있다 보니 정치적인 성향 및 관계가 있는 분의 행사를 받기가 조금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들어 더 학교나 경찰쪽에서 학교 내 소란스러운 일을 방지하고자 간섭이 조금 심한 상태라서요. 학교 내에 있는 공연장을 운영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대관에 제약이 생기는 부분이 많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내부적인 회의와 학교 총무팀과 저희 극장장님과 대관 심의를 거친 결과, 12월 이틀 행사 대관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돼 메일 드린다”고 대관 거절 이유를 설명했다.

탁 교수가 이어 공개한 메시지는 공연 대관을 담당한 조연출과 주고받았던 문자 메시지다. 대화 내용을 보면, 당시 공연 조연출을 맡았던 관계자는 “부산 대관은 안 된다네요. 이념이 달라서 안 된다는데 이념이 없는 공연인데 뭔 소리냐니까 어쩔 수 없대요”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부산에서 진행하려던 이 공연은 결국 취소됐다. 다른 곳의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조연출이 보낸 메시지에는 “정치나 종교 관련 공연은 불허고, 세월호 얘기도 민감해 안된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탁 교수는 “정치적 성향과 관계있는 분의 행사기 때문에 거절하거나 학교나 경찰의 간섭이 심해서 (공연장 대관이) 안 됐다. 블랙리스트는 실체가 없죠. 이렇게 암묵적으로 실행된다”며 “(조윤선 문화부 장관이) 블랙리스트 없다니까, 이제부터는 맘 놓고 대관 신청해도 되겠지요. 다행스럽네요”라고 한탄했다.

문화연대를 중심으로 한 문화예술인들은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우리 모두가 블랙리스트 예술가다’라는 선언문을 발표했다. 100여명의 문화예술인은 선언문에서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사태는 과거 군사정권 시절 우리가 맞닥뜨렸던 예술문화계 탄압과 본질이 같은 사건”이라며 “탄압을 현장에서 몸소 겪은 우리 문화예술인들은 블랙리스트를 둘러싼 진상이 규명될 때까지 행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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