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 맡은 이경재 변호사 통해 밝혀
“혐의 드러나면 처벌받을 각오
딸에 대해서만은 관용 고대”
귀국 시기에 관해선 즉답 피해
검찰, 이성한·고영태 소환조사 벌여
“혐의 드러나면 처벌받을 각오
딸에 대해서만은 관용 고대”
귀국 시기에 관해선 즉답 피해
검찰, 이성한·고영태 소환조사 벌여
‘국정농단’ 의혹을 받으면서 해외에 체류중인 최순실씨가 28일 변호사를 통해 검찰에서 출석을 통보하면 귀국해 조사를 받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씨와 딸 정유라씨의 변호를 맡은 이경재 변호사는 이날 오후 기자들을 만나 “최씨는 혐의가 드러나면 처벌받을 각오를 하고 있다. 최씨가 딸에 대해서만은 관용을 베풀어주길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검찰 조사에서 있는 그대로 밝히는 것이 의혹을 해소하고 사회 혼란을 막는 길이라는 게 최씨와 저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만 귀국 시기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이 변호사는 최씨가 현재까지 검찰로부터 출석 통지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이날 저녁 국회 예산결산특위 전체회의에서 ‘조만간 최씨를 소환통보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느냐’는 의원 질의에 “검찰이 적절한 조치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검찰은 이날 최씨의 국정농단 의혹을 폭로한 이성한(45)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을 불러 조사를 벌였다. 앞서 최씨의 또 다른 측근인 고영태(40)씨도 검찰에 소환돼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김현웅 법무부장관은 이날 해외에 머무르고 있는 최씨에 대해 “국제 형사사법공조를 통해 국내 소환 절차를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는 이날 이 전 사무총장을 참고인으로 소환했다. 고씨의 소개로 최순실씨를 알게 된 이 전 사무총장은 지난해 10월 미르재단에 합류했다. 이 전 사무총장은 최씨 등과 통화한 녹취파일이 77~78개에 이른다고 주장해 최씨의 국정 개입이 어디까지 이뤄졌는지 확인해줄 ‘키맨’으로 꼽혀 왔다.
검찰은 또 다른 핵심 인물이자 최씨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고씨도 이틀째 조사했다. 고씨는 2006년 한 유흥업소에서 최씨를 만나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는 20살이나 많은 최씨에게 반말을 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씨 소유 회사인 ‘더블루케이’ 한국과 독일법인의 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검찰은 고씨를 상대로 미르·케이스포츠재단 설립 및 모금에 최씨가 얼마나 관여했는지와 최씨 소유 회사인 더블루케이·비덱스포츠로 재단의 자금이 흘러들어간 것은 없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청와대 기밀문서 유출을 포함한 최씨의 국정농단 의혹도 핵심 조사 대상이다. 검찰은 이 두사람의 대질조사도 검토하고 있다. 또 조사 과정에서 범죄 혐의가 드러나면 피의자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검찰의 조사는 '청와대 문건 외부 유출'과 ‘미르·K스포츠 재단 관련 의혹' 등 크게 두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과 박아무개 전무 등도 참고인으로 소환해 두 재단 설립과 대기업으로부터 자금 모금 과정을 조사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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