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한국기자협회와 한국PD연합회,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12개 언론단체 주최로 열린 ''언론단체 비상시국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최순실씨 국정 농단에 따른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시국선언이 대학생, 대학교수부터 언론인 등 각계각층에서 잇따르고 있다.
‘시국을 걱정하는 광운대학교 교수 모임’ 소속 교수 64명은 31일 오전 11시께, 서울 노원구 광운대 80주년기념관 앞에서 시국선언 관련 기자회견을 열어 ‘혼용무도를 우려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혼용무도’란 무능한 군주를 가리키는 혼군(昏君)과 용군(庸君)을 합친 사자성어로, 세상이 온통 어지럽고 무도하다는 뜻이다. 지난해 교수신문이 2015 올해의 사자성어로 혼용무도를 선정한 바 있다.
교수들은 선언문에서 “국민의 손으로 뽑은 대통령 뒤에서 보이지 않는 세력이 국정을 좌지우지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경악을 감출 수 없지만, 정작 이 문제의 일차적인 책임을 져야 할 대통령은 진실을 덮으려는 변명과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현 정권은 권력의 정당성과 합법성을 상실했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현 내각을 즉각 사퇴시키고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하라”고 주장했다.
한양대 교수들도 이날 오후 2시 한양대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 앞에 낱낱이 진실을 고백하고, 하루라도 빨리 자진해서 하야한 후 수사를 받을 것을 준엄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부와 권력을 독점한 채 온갖 부패와 부조리와 권력남용으로 선량한 국민들을 죽음으로 몰고 민주주의를 사문화한, 자본-정권-사법부-보수언론-종교지도자-어용지식인 및 전문가집단의 카르텔로 이루어진 권력층을 교체하고 이를 뒷받침한 온갖 제도와 시스템 자체를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야권과 진보진영이 이 권력층의 교체에 목표를 두고 여소야대의 국회, 여권의 정당성과 헤게모니 상실, 국민의 들불과 같은 분노와 저항의 분위기를 활용하여 검찰개혁, 정치개혁, 재벌개혁, 언론개혁을 추진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덕성여대 교수들과 총학생회도 서울 도봉구 덕성여대 민주동산에서 공동으로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대한민국의 헌법가치를 유린한 박근혜 대통령은 즉각 하야하라”면서 “정치권은 별도의 특검법을 제정하여 대통령을 포함한 모든 관련자를 철저히 수사하고 이들이 자행한 부정 및 탈법 행위를 발본색원하여 국가의 기강과 사회정의를 바로 세워야한다”고 요구했다.
한신대학교 총학생회와 교수, 교직원들도 경기도 오산시 한신대 오월계단에서 시국선언 대열에 동참했다.
한국기자협회와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12개 언론단체들도 31일 시국선언에 동참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기자협회와 한국PD연합회,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12개 언론단체들은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언론단체 비상시국 기자회견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선거로 선출된 대통령이 청와대와 정부조직이라는 체계를 통하지 않고 비선실세와 그 측근들에게 국정을 맡겼다. 헌법 정신과 가치는 무너졌고, 주권은 유린당했다”고 비판했다. 언론단체들은 또 “우리는 ‘언론단체 비상시국대책회의'를 결성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사퇴할 때까지 시민사회, 국민과 함께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박수진 김지훈 기자
jjinp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