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가 31일 오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특별수사본부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헌정 초유의 ‘국기문란’ 사태의 핵심 당사자인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가 31일 오후 3시,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박근혜 정권 ‘비선실세’인 최씨가 공개적인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날 오전 7시30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지 31시간여 만이다.
검은색 에쿠스에서 내린 최씨는 검은 벙거지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입을 가린 채 기자들의 질문에 제대로 대답을 못하는 모습이었다. 기자들이 몰려들며 포토라인이 무너졌고, 그는 울음을 터뜨렸다. 청사 안 엘리베이터 안에서 그는 울먹이듯 “국민여러분들 용서해주십시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내부 게이트를 지나며 “죄송합니다.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라고도 말했다.
20여명의 시민들은 청사 밖에서 피켓을 들고 최순실 구속 등을 외쳤다.
이에 앞서 최씨의 최측근 고영태(40)씨가 전날부터 1박2일에 걸친 참고인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그는 검찰 청사를 빠져나가면서 ”보고 겪었던 일들에 대해서 검찰에 솔직하게 소명하고 나왔다”며 태블릿 PC는 자기 것이 아니며 최씨가 사용한 것을 본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