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김치에서도 기생충이 검출됐다는 당국 발표로 시민들이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3일 서울 관악농협이 실시한 ‘농산물 직거래장터’에 가격이 싼 김장김치를 사려는 시민들이 긴 줄을 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기생충알 나온 한성식품 “고객에 깊이 사과”
위생 망치는 낮은 단가 관행 개선 목소리도
[김치업계 표정] 중국에서 ‘기생충 알 김치’로 지목됐던 두산과 동원에프앤비(F&B), 풀무원 등 대형 김치업체들은 식품의약안전청의 발표가 나오자 “누명을 벗었다”며 안도하고 있다. 그러나 중견업체인 한성식품과 일부 단위농협의 즉석 판매 제품에서 기생충 알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련업체들은 영업타격을 우려하며 초긴장 상태다. 식약청이 ‘기생충 알 김치’로 지목한 한성식품은 “경위를 불문하고 고객에게 깊이 사과한다”며 “문제가 된 진천공장의 작업을 일시 중단하고, 출하금지 조처를 내리겠다”고 밝혔다. 한성식품은 단체급식용 김치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리는 업체로, 지난해 475억원의 매출을 올린 중견기업이다. 두산과 동원에프앤비, 풀무원 등 주요 김치업체들의 포장김치에서는 기생충 알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이번 파동이 전체 김치 시장의 위축시킬 것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다. 두산 관계자는 “메이저 회사들의 포장김치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고, 원래 11월부터 2월까지 겨울철은 비수기라서, 매출에 바로 타격을 입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봄 이후 성수기로 진입했을 때를 대비해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믿음을 쌓아가야 할지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중소 영세업체 김치를 납품받던 단체 급식 수요처들이 메이저 업체로 거래선을 바꾸고 있어, 이들 주요 업체들은 오히려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김치 업체 관계자는 “중국산 납김치 파동 이후 꾸준히 학교 쪽에서 문의가 크게 늘고 있다”며 “10월 초에 견주면 서너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라고 귀띔했다.
기생충란 검출 김치 제조업체 현황
겉잎 떼고 여러번 씻으면 안심 배추서 기생충 알 제거법
‘기생충 알 김치’의 근본 원인이 제조 과정보다는 원료인 배추의 문제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김치에 대한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원료인 국산 배추에서 기생충 알이 검출된 터라, 집에서 직접 김치를 담궈먹더라도 기생충 알의 위험은 계속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배추와 무 등 김치에 이용되는 야채를 꼼꼼히 씻는 것만으로도 기생충 알을 없앨 수 있다고 조언한다. 조진숙 씨제이(CJ) 신선식품센터 연구원은 “기생충 알은 비중이 물과 달라서, 물에 가라앉거나 뜨는 성향이 있다”며 “일반 가정에서는 배추를 소금에 절인 뒤 한두차례만 씻어내서 바로 김치를 담그지만, 기생충알을 없애기 위해서는 우선 깨끗한 물에 두세차례 헹궈 물보다 무거운 기생충 알을 없애고, 이어 흐르는 물에도 2차례 이상 씻어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흙과 접한 부분일수록 기생충 알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배추의 겉잎은 모두 떼어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조 연구원은 “배추의 파란 겉잎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지만, ‘깨끗한’ 김치를 원한다면 배추의 겉잎은 모두 떼어내고 무의 껍질도 모두 벗겨내거나 깨끗이 씻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미 국내 주요 김치업체들은 산지에서 배추를 들여올 때부터 배추의 겉잎부터 20% 가까이 떼어낸 ‘정선배추’를 쓰고 있다. 두산 식품비지(BG)의 강순준 대리는 “대형 업체들은 겉잎을 모두 없애 오염 가능성을 최대한 줄이고, 4차례 이상의 연속 세척과정을 거친 뒤에야 김치를 만든다”며 “집에서도 겉잎을 20% 이상 떼어내고 4번 이상 꼼꼼히 씻어내면 안전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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