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회장 상대로 차은택씨 ‘광고회사 강탈’ 개입 추궁
광고회사 인수자에게 지분 이전 협박한
안종범·송성각은 공동강요 혐의로 구속
광고회사 인수자에게 지분 이전 협박한
안종범·송성각은 공동강요 혐의로 구속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가 11일 권오준 포스코 회장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권 회장은 최씨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소환된 첫 대기업 총수다. 최씨가 운영한 미르재단 등에 포스코가 왜 거액의 기금을 냈는지, 이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영향력이 작용했는지 등이 핵심 수사대상이지만, 검찰은 이날 권 회장이 광고감독 차은택씨에게 이권을 몰아주려 한 의혹 등을 조사했다.
권 회장은 이날 오후 6시50분께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해 ‘광고회사 포레카 매각과 관련해 박 대통령이나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연락을 받았나’, ‘미르·케이(K)스포츠재단 출연금을 낸 이유는 무엇이냐’ 등 기자들의 질문에 “검찰 조사에서 진실하게 대답하겠다”는 말만 반복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권 회장은 차씨 등이 광고회사 포레카를 강탈하려는 과정에 깊숙이 개입한 의혹도 받고 있다.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였던 포레카는 지난 2014년부터 매각이 추진됐는데, 지난해 차씨의 측근들은 포레카를 인수한 쪽을 상대로 지분을 자신들에게 넘기라고 협박했다. 이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 차씨, 안종범 전 수석과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에게는 공동강요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 관계자는 “(권 회장에 대해서는) 두 재단 출연 과정 이외의 의혹들에 집중하고, 출연금 기부는 나중에 따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차씨의 광고회사 강탈 시도에 청와대와 대기업이 개입한 이유가 무엇인지,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는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이 수사 과정에서 밝혀져야 할 대목이다.
포스코는 차씨 쪽의 강탈 시도에 동참한 것으로 지목된 김영수 전 대표를 2013년 청와대의 요구에 따라 포레카 대표로 앉힌 것은 인정하고 있다. 포스코의 한 전직 고위 임원은 “당시 김씨의 사장 임명을 두고 청와대 개입설이 파다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광고회사 강탈 시도에 개입했다는 의혹은 부정하고 있다. 권 회장 쪽은 “포레카 매각은 공개 절차를 거쳐 투명하게 진행됐다. 권 회장이 포레카 주식 강탈에 협조했다면 김영수 전 포레카 대표에게 바로 회사를 넘기지 왜 다른 회사에 매각했겠나”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지난 2월 최순실씨가 소유한 더블루케이가 포스코에 배드민턴팀 창단을 요구했던 과정도 권 회장 조사에서 밝혀져야 할 부분이다.
김민경 곽정수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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