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제4차 범국민행동이 열린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촛불을 들고 행진을 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대규모 정치 관련 집회 때마다 참가 인원이 얼마였느냐를 두고 논란이 벌어지고는 한다. 주최 쪽과 경찰의 집계는 5배 이상 차이가 나기도 한다. 19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4차 집회에 대해 주최 쪽은 60만명이 참가했다고 밝혔지만, 경찰이 발표한 집계는 최대 18만명에 그쳤다. 서울을 제외한 지역은 주최 쪽 36만3천명, 경찰 9만2천명이었다. 지난 12일 서울의 3차 집회는 100만명(주최 쪽) 대 26만명(경찰)이었다.
이처럼 편차가 큰 것은 참가 인원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도구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언제나 경찰 쪽 집계가 적은 것을 두고 집회 참가자들은 ‘어떻게든 집회 규모를 낮춰 잡으려는 경찰의 심기경호 탓이 아니겠냐’고 의심을 한다.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해 집계하면 주관적 기대가 반영되지 않은 실제 참가 인원 규모에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실제로 19일 집회에서 이런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결과는 누적 74만명(오차 범위 ±10%). 피크타임은 저녁 7~8시였으며, 이 시간에 광화문광장 집회 현장에 머물렀던 사람은 22만명으로 집계됐다.
오프라인 매장 방문객 분석 서비스를 하는 ㈜조이코퍼레이션(대표 최시원)이 자신들의 솔루션인 ‘워크인사이트’를 이용해 집계한 수치다. 워크인사이트는 휴대폰 무선신호(와이파이, 블루투스 등)를 감지할 수 있는 ‘조이스퀘어’라는 센서를 매장 안에 설치해 매장 밖 유동인구, 방문객, 체류시간 등을 웹 대시보드로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다. 현재 1600개가 넘는 매장에서 실제 운영하고 있다고 업체 쪽은 밝혔다.
조이스퀘어 하나로 최대 반경 50m 이내의 인원을 측정할 수 있으며, 무선신호를 이용하기 때문에 같은 사람을 중복에서 집계하는 오류를 막을 수 있다. 본래는 고정 형태이지만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휴대용을 제작했다.
조이코퍼레이션은 3년 동안의 실측 결과 등을 통해, 무선신호 활성화율을 평균 45~55%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측정 공간에서 1만개의 기기가 탐색되면 약 2만명이 방문했다고 통계적으로 추산한다. 이번 측정은 19일 오후 2시~9시 광화문과 시청 앞 서울광장 사이를 중심으로 53개의 임시 지점을 정해 이뤄졌다.
최시원 조이코퍼레이션 대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일환으로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다”면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사회적 현상을 더욱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수진 안영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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