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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차은택 입 통해 드러난 박대통령-최순실-김기춘 커넥션

등록 2016-11-27 21:31수정 2016-11-28 08:44

차은택 “김기춘이 대통령 얘기 언급” 증언

“최순실 지시로 김기춘 비서실장 만나
김기춘 소개로 김종 차관도 만났다”

‘최순실 모른다’ 잡아떼온 김기춘
박대통령의 최 밀어주기 동참 가능성

차씨, “우병우 장모·최순실·이대 관계자와 골프”
우 전 수석 쪽 최씨와 교류해왔을 가능성

검찰이 27일 구속기소된 차은택씨한테서 ‘최순실씨의 지시에 따라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공관에서 김종 전 차관 등을 소개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받아냄에 따라 김 전 실장도 검찰 수사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최씨를 전혀 모른다’고 잡아뗐던 김 전 실장의 해명이 거짓일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김 전 실장은 당시 차씨를 만난 자리에서 ‘박근혜 대통령한테 얘기 잘 들었다’고 말해, 박 대통령의 최씨 밀어주기에 개입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검찰 등의 말을 종합하면, 차씨는 최순실씨의 소개로 2014년 6~7월 김기춘 전 실장을 만났다. 당시 최씨가 찾아가보라고 지시한 곳을 가보니 김 전 실장의 공관이었고, 그 자리에는 당시 정성근 문체부 장관 내정자와 김종 문체부 2차관이 있었다. 차씨는 검찰에서 “당시 김 전 실장은 ‘대통령에게 얘기 잘 들었다’고 말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실장은 그 자리에서 김 전 차관 등에게 ‘차씨가 앞으로 문화 쪽 일을 담당할 예정이니 앞으로 서로 알고 지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후 차씨는 2014년 8월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됐고, 지난해 4월 1급 공무원 자리인 창조경제추진단장 겸 문화창조융합본부 단장으로 발탁됐다. 차씨는 검찰 조사에서 임명 경위에 대해 “문체부에서 먼저 연락이 왔다. 최순실씨가 개입하지 않았을까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비서실장은 그동안 “최씨를 모른다. 통화한 적도, 만난 적도 없다”고 부인해왔지만, 차씨의 진술로 이 해명은 거짓일 가능성이 커졌다. 최씨가 김 전 비서실장의 사전 양해도 구하지 않고 그의 공관으로 민간인 신분인 차씨를 보냈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만약 김 전 비서실장이 정말 최씨와 모르는 사이라면, 결국 대통령이 김 전 실장에게 차씨를 만나도록 지시했다고 봐야 한다. 김 전 비서실장이 당시 청와대 최고 실세였음을 감안하면 그를 움직일 수 있는 ‘제3자’는 박 대통령뿐이다. 박 대통령이 김 전 비서실장에게 차씨가 누군지도 알려주지 않고 만나라고 지시했을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 또 비서실장이 대통령의 지시로 만나게 될 민간인이 누구인지 알아보지도 않고 만났다고 보기도 힘들다. 따라서 김 전 비서실장이 차씨를 자신의 공관으로 불러서 만날 정도라면 이미 최씨의 존재를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앞서 “김 전 실장을 통해 최씨를 알게 됐다”는 김종 전 차관의 검찰 진술도 이런 가능성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차씨는 검찰에서 김종덕 전 장관 등을 추천한 이유에 대해서도 “최씨가 (부동산 투기 의혹 등으로) 정성근 내정자가 낙마하자 주변에 좋은 사람 없냐고 물었다. 그때 김 전 장관을 포함해 여러 사람을 추천했다. 김 전 장관은 영상인에 근무할 때 대표였고, 인품도 훌륭해 추천하게 된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신이 대통령을 만난 것은 1~2차례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밀라노 엑스포 총감독을 맡아 업무 준비사항 보고 등 공식적으로 만난 것이지 대통령을 독대한 사실은 없다는 것이다.

차씨는 이번 의혹이 불거진 뒤 최씨가 자신에게 ‘책임을 떠안아야 한다’는 취지로 연락을 해왔다고 전했다. 김성현 미르재단 사무부총장이 차씨가 중국에 있을 때 ‘회장님(최순실)이 (이번 의혹과 관련해) 형이 안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차씨는 또 검찰에서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장모 김장자씨가 자신이 운영하는 기흥컨트리클럽에서 최순실씨와 골프 회동을 한 자리에 자신도 참석했다고 진술했다. 당시 라운딩에는 차씨와, 최씨의 딸 정유라씨 특혜 입학·학사관리 의혹이 제기된 이화여대 관계자도 있었다고 한다. 차씨의 진술은 박근혜 정부 초기부터 우 전 수석 쪽이 최씨와 활발하게 교류했음을 보여준다. 우 전 수석은 그동안 자신의 청와대 입성에 최씨가 관련돼 있다는 의혹을 부인해왔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디스팩트 시즌3#28_김영한 비망록이 파헤친 김기춘의 공작정치]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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