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회장 등 가담 가능성”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예총)의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김경수)는 4일 예총의 공금을 빼돌려 개인적으로 쓴 혐의(업무상 횡령)로 박아무개(45) 경리과장을 구속했다. 검찰은 박씨의 구속영장에서 “박씨가 예총의 이성림(60) 회장, 김종헌(65) 사무총장의 횡령 혐의에 가담했을 가능성이 짙다”고 밝혀, 이 회장 등 고위 간부들의 비리 혐의도 상당부분 확인했음을 내비쳤다.
검찰은 박씨의 구속영장에서 “박씨가 기부금 유치 때 다른 사람 이름의 영수증을 위조하는 방법으로 이 회장, 김 사무총장에게 리베이트 명목으로 기부금을 30%에 해당하는 돈을 건넸다”며 “건설업체인 ㅂ사와 개인에게 기부금을 받지도 않고 영수증을 발급해 주는 등 이 회장 등의 횡령 혐의에 가담했을 가능성이 짙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박씨의 개인적 횡령 혐의가 이 사건의 초점은 아니다”며, “이 회장 등 고위간부들의 횡령 혐의와 예총회관 신축공사 로비의혹의 밝히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박씨가 2000년 6월께 예총 명의의 계좌에서 300만원을 빼내 자신의 신용카드 결제대금으로 쓰는 등 2002년 2월까지 25차례에 걸쳐 1억8200여만원의 공금을 유용한 혐의를 사고 있다고 밝혔다. 박씨는 또 2001년 2월께 이 회장이 ㅅ사에서 2억5천만원의 기부금을 받아 김 사무총장한테 리베이트 명목으로 7500만원을 건네고서도 다른 사람이 리베이트를 받은 것처럼 영수증을 발급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박씨가 예총 명의 통장에서 6700여만원을 추가로 횡령했다는 단서를 잡았으며, 회계장부에 기업체 기부금 내역이 일부 누락된 사실도 확인하고 수사 중이다.
예총은 1996년 정부보조금 165억원으로 서울 양천구 목동에 회관 건물을 새로 짓기 시작했지만, 공사 과정에서 시행사가 2차례 바뀌는 등 9년째 파행을 겪고 있고, 9건의 민·형사 소송에도 휘말려 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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