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또 다른 로비포착 건설브로커 2명 출국금지
손학규 지사 “돈 받은 일 없다”…한겨레에 손배소
대검 중수부(부장 박영수·주임검사 최재경)는 4일 인허가를 내달라는 청탁 등과 함께 업체로부터 15억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알선수재)로 한현규(51) 경기개발연구원장의 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
김득환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조사 전에 관련자들과 말을 맞춘 정황이 있고, 한 원장은 8억원만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어 받은 돈의 정확한 액수와 사용처에 대한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검찰은 한 원장을 이날 구치소로 보내지 않고 숙박조사를 벌였다. 앞서 한 원장은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했다.
한 원장은 2004년 11월 “지구단위 계획 변경 승인을 빨리 내달라”는 ㅈ건설의 청탁과 함께 브로커 함아무개씨한테서 현금 4억원을 받는 등 올 1월까지 4차례에 걸쳐 10억원을 받고, 올 6월 장묘업체 ㅁ사로부터도 5억원을 받은 혐의를 사고 있다.
검찰은 또 경기도 오포읍 아파트 사업과 관련해 다른 행정부처에도 로비가 이뤄진 정황을 잡고 또 다른 건설 브로커 2명의 출국을 금지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한 원장한테서 “ㅈ건설이 보낸 돈의 일부는 처남을 통해 받았다”는 진술을 받았지만, 한 원장 처남은 이미 2일 미국으로 출국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이날 오후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회사든 한현규 원장을 통해서든 직접·간접적으로 돈을 받은 일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크고 작은 정치권의 비리를 접하면서 저와 제 주변에는 절대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다짐했지만 또다시 국민들께 씻을 수 없는 아픔을 드리고 말았다”며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죄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이수원 경기도 공보관은 기자회견에서 “(손 지사와 만나면서 차 트렁크에 3억원을 넣어줬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권아무개씨를 만난 적도, 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손 지사는 이보다 앞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권씨는 많은 사람을 만나는 과정에서 스쳐가는 정도로 만났을 가능성이 있으며, 현재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이 통신은 보도했다.
손 지사는 이날 오후 ‘손학규 경기지사 수억원 뇌물 포착’ 보도(?5c<한겨레> 11월4일치 1면 참조)와 관련해 한겨레신문 정태기 사장과 권태선 편집국장, 오태규 사회부장, 홍용덕 김태규 기자 등 모두 5명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또 이들을 상대로 1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냈다.김태규, 수원/홍용덕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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