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정책연구소, 자녀양육관 조사
부모 60% “양육비 부담스러워”
바람직한 부모 덕목이 ‘경제력’
아들은 책임감, 딸은 용모 기대
아빠들 주중 0.58시간 자녀와 보내
부모 60% “양육비 부담스러워”
바람직한 부모 덕목이 ‘경제력’
아들은 책임감, 딸은 용모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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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부모들이 자녀양육을 위해 쓰고 있는 비용은 가구소득의 25%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부모의 60%가량은 이런 비용을 부담으로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무경 육아정책연구소 국제연구협력실장은 13일 육아선진화 포럼에서 ‘한국인의 부모됨 인식과 자녀양육관’을 조사·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 2008년에 이어 두번째로 이루어진 이번 조사에는 20~50대 성인 1013명이 응답했다. 자녀를 둔 기혼자 외에 미혼자 259명과 자녀가 없는 기혼자 57명이 포함됐다. 우선 부모들은 평균적으로 가구소득 대비 24.8%를 자녀양육에 쓴다고 답했다. 20대 부모가 17.7%로 가장 비중이 낮았으며 30대가 27.3%로 가장 높았다. 자녀가 1명인 경우는 가구소득의 20.1%, 자녀가 3명 이상인 경우는 28.7%였다. 이런 지출에 대해 59.7%의 부모들은 부담스럽게 여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의 성장에 부모가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크다고 생각하는 비중은 2008년 44.7%에서 올해 57%로 많아졌다. 또 부모로서 자신의 역할에 대한 평가를 보면 2008년에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비중이 35.7%였지만 올해는 26.7%로 감소했다. 역할이 불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도 ‘경제적 지원’이 부족하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이는 바람직한 부모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을 ‘경제력’이라고 꼽은 부모가 가장 많은 조사결과와도 맥락이 닿아 있다.
부모가 경제적 지원을 언제까지 해줘야하는지에 대해선, 2008년에는 ‘대학 입학 전까지’ 혹은 ‘대학 졸업 때까지’라는 응답이 73.8%였는데 올해는 ‘대학 졸업때까지’ 혹은 ‘취업 때까지’라고 응답한 이가 72.9%였다. 경제적 지원을 더 오랜 기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 응한 여성의 약 20%가 ‘자녀가 없어도 된다’고 했는데 그 이유도 경제적 부담(43.3%)이 큰 비중이었다.
자녀에 대한 기대치에 대한 견해를 묻는 자녀양육관에서도 2008년과 올해 조사에서 차이가 났다. 2008년에는 아들이 성격과 태도(책임감·성실성)에서 뛰어나길 바라는 부모가 33.5%로 가장 많았는데 올해는 사회성(대인관계·리더십)이 뛰어나길 바라는 부모가 37.3%로 가장 많았다. 딸의 경우, 2008년에 신체적 조건(용모·키·몸매)이 1순위(28.4%)로 꼽혔는데 올해는 신체적 조건이 뛰어나길 바라는 이들의 비중이 31.3%로 더 늘었다. 성격과 태도도 22.9%에서 31.2%로 비중이 높아졌다.
문무경 실장은 “한국의 부모는 좋은 부모의 우선적 조건과 좋은 부모가 되는 데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 부모로서 부족하다고 느끼는 점에서 모두 ‘경제력’을 꼽고 있다. 자녀교육비 지원을 위해 부모가 일을 더 많이 하게 되므로 자녀와의 정서적 유대와 소통이 약화되고, 자녀도 학업성취에 시간을 더 많이 투자하게 돼 부모와 시간을 보내기 어려운 구조로 악순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에서 ‘자녀에게 온전히 집중해 함께 보내는 시간’을 물었더니, 주중에는 어머니가 하루 평균 1.08시간, 아버지가 0.58시간이었고 주말의 경우 어머니와 아버지가 각각 2시간과 1.85시간이었다.
이날 포럼에서 홍승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가족·평등사회연구실장은 “경제위기와 피로사회 혹은 과로사회가 지속되면서 개인의 생존마저 어려운 시대가 되고 있으며, 이런 현실은 가족과 자녀양육에 큰 영향을 미친다. 결혼에 대한 절대적 가치가 줄어드는 것과 마찬가지로 ‘의도적 무자녀 부부’와 같이 자녀에 대한 가치가 상대적인 것으로 변하고 있다는 부분도 저출산 대응정책에서 다뤄져야 할 중요한 연구과제”라고 말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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