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가 지난 19일 서울중앙지법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23일 최순실(60·구속기소)씨 등과 공모해 기업 후원금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는 김종(55)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을 24일 소환한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현판식을 하고 공식 출범한 특검팀이 공식 수사에 착수한 이후 주요 피의자를 공개 소환하는 것은 김 전 차관이 처음이다.
김 전 차관은 최씨, 최씨 조카인 장시호(37·구속기소)씨와 공모해 2015년 10월~2016년 3월 삼성그룹 프로스포츠단을 총괄하는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총괄사장에게 압력을 행사해 삼성전자가 장씨가 운영하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여원을 후원하게 한 혐의를 사고 있다. 또 김 전 차관은 최씨, 장씨와 함께 2016년 4~6월 그랜드레저코리아(GKL)에 압력을 행사해 영재센터에 2억원을 후원하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특검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기존 진술 확인과 추가 조사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국세청 출신 변호사를 특별수사관으로 추가 채용해 최씨 일가의 재산 추적에 나섰다고 이날 밝혔다. 최씨 일가의 ‘불법 재산 형성 의혹’은 특검법이 규정한 14개 수사대상 가운데 하나다. 이 특검보는 “최씨 일가 재산 추적을 위해 국세청 간부 출신 변호사 등 2명을 특별수사관으로 채용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관련 제보를 많이 받았다고 밝혔다.
최씨 일가는 국내외에 수천억대의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산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은 1970년대 중후반으로 알려졌다. 최씨의 부친인 최태민씨는 1974년 육영수씨 사망 뒤 구국봉사단을 만들어 박근혜 대통령을 명예총재로 앉혔다. 최씨 일가는 박 대통령의 영향력을 이용해 기업으로부터 거액의 돈을 받아내 부를 축적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일보>는 최씨 일가가 독일·스위스·영국·리히텐슈타인 등에 페이퍼 컴퍼니를 세워 10조원대 재산을 은닉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특검은 최씨 일가가 박 대통령과 공동으로 재산 관리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집중수사를 벌이고 있다.
특검팀은 독일에 머물고 있는 최씨의 딸 정유라씨 소재지 파악을 위해 관련기관과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특검보는 정씨가 스위스에 난민 자격 심사를 요청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선 “(관련 내용을) 독일로부터 공식 전달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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