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 사드반대 운동 주역, 성주 여성들
성주 사드반대 촛불을 이끌고 있는 여성들. 이미애(뒷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최종희, 배현리, 도정옥, 김원정, 이수미, 이혜경, 류영희씨.
‘한반도 사드배치 철회를 위한 여성 1만인 선언’이란 제목으로 <한겨레> 12월 22일치에 실린 광고.
여성들 서명, 공연 등서 주도적
돌아선 군수, ‘여성비하’ 발언도 ‘여성 1만인 선언’ 신문광고 내
“사드 알면, 반대 안할 수 없어
이젠 데모라 안해, 촛불이라 해요” 여성들은 자신이 먼저 안 지식이 담긴 자료를 가지고 마을회관을 찾아 어르신들과 얘기를 나눴다. ‘사드배치 철회 성주투쟁위’는 2주에 한번꼴로 소식지를 만든다. 지금까지 20호가 나왔다. “4천부씩 찍어 마을마다 책임자가 가가호호 전달하죠.”(이혜경 투쟁위 여성분과장, 46) 도정옥(44)씨는 “우리들만을 위한 일이라면 당당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우리가 하는 일의 의미를 아니까 서로 감동받으면서 끈질기게 합니다. 서로에 대한 믿음도 생겼죠.” 이런 믿음은 ‘언어’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촛불 초기엔 데모 간다고 했죠. 지금은 그렇게 말 안 합니다. 촛불이나 문화제, 집회 간다고 하죠.” 도씨는 자신에게 생긴 변화를 이렇게 말했다. “입 다물고 있으면 개돼지 대접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죠.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행동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그는 성주성당 평화위원회 소속 활동가 20여명과 함께 조를 나눠 촛불 때 따듯한 차를 나눠준다. 최근 미 대선 향방에도 촉각을 곤두세웠다고 했다. “트럼프가 되길 바랐어요. 그가 되면 힐러리보다는 유동성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죠.”(이수미씨) 평사단 활동가인 이미애(38)씨는 2003년 귀농해 남편과 함께 참외농사를 짓고 있다. “200평짜리 비닐하우스 24개 동에서 참외를 키우죠. 내년 4~5월엔 수확철이라 너무 바쁩니다. 그전까지 좋은 쪽으로 해결이 됐으면 합니다.” 그는 이전엔 “정치는 정치인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현 대통령과 이완영 의원 선거운동도 했던 그이지만 지금은 이런 생각을 한다. “성주 촛불에 구미의 노동자 공연단체에서 많이 도와주셨어요. 성주 촛불이 끝나더라도 평사단이 힘들어하시는 다른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평사단은 지난 8차 광화문 촛불에서 거리 공연을 했다. 성주 촛불로 유명세를 타면서 서울이나 대구 등에서 초청도 받는다고 했다. ‘그네는 아니다’ ‘엎어버려’와 같은 개사곡에 엄마들의 힘있는 율동이 더해지면 큰 박수가 터져나온다. 탄핵 이후 촛불 분위기는 어떨까? “최순실 국정농단 이전엔 ‘쟤들 왜 그래, 국가에서 하라고 하면 하지’ 이런 분위기였다면 지금은 ‘저건 국가에서 잘못하고 있다’는 생각들이 커지는 것 같아요.”(이혜경 분과장) 아이가 셋인 류영희씨는 미술팀에서 티셔츠 문양을 만들어 왔다. ‘여기에도 아이들이 살고 있어요.’ 그가 새긴 글씨 가운데 하나다. 성주/글·사진 강성만 선임기자 sungman@hani.co.kr
연재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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