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관 전 마사회 회장이 취임 이후 700억여원을 쏟아부은 테마파크 ‘위니월드’가 장밋빛 전망과 달리 입장객은 예상치의 10분의 1에 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업비 또한 당초 계획보다 두배나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 현 전 회장과 가까운 업체가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지는 등 사업의 투명성에 대한 의혹이 점점 커지고 있다.
3일 <한겨레>가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마사회의 ‘위니월드 방문객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해 10월28일~12월25일 약 두 달 동안 방문객은 1만5330명에 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마사회가 당초 예상한 매년 90~130만명 방문객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경기 과천시 ‘렛츠런파크 서울’(옛 과천 경마공원) 경주로 내부에 위치한 위니월드는 “말과 친구가 되어 함께 여행하는 모험과 환상의 나라”란 콘셉트를 표방한 테마파크다.
연중무휴로 운영되는 위니월드는 지난달 19일엔 관람객이 단 한 명도 없었다. 개장 이후 관람객이 두자릿수에 그친 날도 19일이나 됐다. 이마저도 마사회의 공짜표 덕분에 부풀려진 수치다. 마사회는 주로 수도권 일대 지역주민 초청행사 형식으로 개장 이후 2089명에게 4100만원을 뿌렸다. 관람객 유치에 실패하면서 운영 수익은 고사하고 사업비 회수마저 안갯속인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30일 경기 과천 ‘렛츠런파크 서울’(옛 과천 경마공원) 안에 위치한 테마파크 ‘위니월드’ 의 한산한 승마체험장 모습. 과천/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현 전 회장은 2013년 12월 취임사에서 “에버랜드보다 더 가고 싶어하는 테마파크”를 만들겠다며, 위니월드를 무리하게 추진해왔다. 사업비는 2014년 11월 ‘기본계획’ 당시엔 326억원에서 이후 1차(2015년 11월) 487억원, 2차(2016년 5월) 627억원, 3차(2016년 9월) 687억원으로 4차례에 걸쳐 변경된다. 2년 새 사업비는 두 배 이상 증액됐다.
테마파크는 사업 추진뿐만 아니라 운영에서도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해 10월13일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 위니월드 운영업체로 선정된 어메이징월드(AWC)의 실소유주 김기원씨가 현 전 회장이 대표로 있는 사단법인 ‘창조와 혁신’ 회원으로 이름을 올린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두 사람은 특혜 의혹을 부인했지만, 어메이징월드는 사업초기부터 이름이 거론되는 등 의혹의 중심에 선 업체다. 이 업체는 위니월드 운영을 다시 ‘클럽엠승마교실’(대표이사 황경원)이란 회사에 재위탁하고 있다.
마사회는 지난해 11월 의혹을 털겠다면서 감사원에 ‘공익감사청구’를 자청했고, 감사원은 12월에 마사회에 감사실시 결정통보를 했다. 마사회 내부적으로도 현재 감사가 진행중이다. 김현권 의원은 “사업비 예산은 두배 증액됐지만 방문객은 기대치의 10%에 불과해 우려했던 부실이 현실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이근 방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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