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국정원 관여 보도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에 국가정보원이 관여한 사실이 문체부 문서로 드러났다고 <에스비에스>(SBS)가 8일 보도했다. 국정원이 문화계 인사들의 사상을 검증하고 이를 문체부에 통보했으며, 문체부는 리스트를 작성할 때 보안 유지를 위해 국정원은 영문 알파벳 K로 표시했다는 것이다.
이날 <에스비에스> 보도를 보면, 지난해 1월과 2월 두달 동안 추가된 블랙리스트 명단에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간부 후보 가운데 김아무개 교수가 포함돼 있는데, 김 교수는 거의 30년 전에 임수경 방북을 지지했다는 행적과 남편의 언론 관련 활동이 문제가 됐으며 이는 영문 알파벳 K라는 기관이 통보한 것으로 돼 있다. 이 방송은 “검증이 이뤄질 당시 문체부 고위 관계자는 알파벳 K는 국정원, 알파벳 B는 청와대를 의미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알파벳 K는 문화예술 분야 외에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조직위원 구성, 2015년에 열린 한 공연페스티벌 사업 등에도 표시돼 있었다. 특히 공연페스티벌 사업에는 6명이 블랙리스트에 올랐는데, 두 명 이름 옆에는 B, 다섯 명 옆에는 K라고 표시돼 있었다. 청와대와 국정원에서 통보한 7명 가운데 겹치는 한 명을 빼고 리스트를 만들었다는 의혹이다. 방송은 또 ‘아르코 주목할만한 작가상’선정 때에도 청와대와 국정원이 각각의 블랙리스트를 문체부에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박영수 특검팀은 이 의혹에 대해 “확인 불가”라고 밝혔다.
김양중 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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