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세월호 광장 지키는 이들에게 선물할 ‘공기청정기’ 만듭니다”

등록 2017-01-11 16:07수정 2017-01-11 16:46

장준석씨, 페이스북에 ‘크라우드펀딩’ 공고 올려
“캠핑촌 예술인들의 가장 큰 고통은 먼지”
종이 공기청정기 개발자·미디어 예술가 등 동참
장준석씨가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광화문 세월호 광장을 지키는 이들에게 기증할 예정인 공기청정기 모형을 공개했다.
장준석씨가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광화문 세월호 광장을 지키는 이들에게 기증할 예정인 공기청정기 모형을 공개했다.

매주 토요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 이르는 왕복 10차선 도로는 수십만명의 인파로 가득 찬다. 촛불 시민이 빠져나간 평일, 광화문 세월호 광장을 지키는 이들은 누굴까. 광장엔 세월호 진상규명 촉구 서명을 받는 서명대인 ‘진실 마중대’, 노란 리본을 제작하는 공작소, 추모 부스인 분향소 등이 들어서 있는데, 이곳엔 수십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자리를 지킨다. 또 ‘박근혜 퇴진 캠핑촌’ 텐트에서 동고동락하는 캠핑촌 촌민들이 기약 없는 노숙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찬바람 부는 날, 거리에서 잠을 청하는 이들이 추위와 함께 싸우고 있는 것은 도로에서 뿜어내는 매연과 먼지다. 이런 사연을 접하게 된 한 시민이 공기청정기를 제작해 세월호 광장에 기부하는 크라우드 펀딩에 나서 관심을 모은다.

‘장가’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장준석(47)씨는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크라우드펀딩 공고 : 세월호 광장에 공기청정기를’이라는 제목의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는 글에서 “얼마 전 광화문 세월호 광장에서 노숙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분들을 만났다”며 “(캠핑촌 예술인들이)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서 자는 것이 제일 안쓰러운 부분이었는데, 그들이 가장 큰 고통은 먼지라고 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검은 가래가 올라오고 목이 아파서 잠에서 깨기도 한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광화문 광장에 있는 여러 천막과 캠핑촌 텐트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하는 방안을 고민하게 됐다”고 밝혔다.

장씨의 고민이 알려지자, 손재주가 남다른 이들이 등장했다. 조립 공기청정기를 규격화해 공익사업을 했던 카드보드아트컬리지 개발자인 김광일(45) 대표가 동참했다. 김 대표는 “광화문 광장에서 활동하는 분들이 탁한 공기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다는 사연을 듣고 개발자로서 실제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하다가 합류하게 됐다”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는 최준호 간사와 미디어 예술가로 활동하는 송금호 작가도 의기투합했다.

다소 생소하지만, 공기 정화 필터와 쓰리디 프린터로 출력한 공기청정기 케이스, 간단한 손재주만 있으면 누구나 저렴한 비용으로 공기청정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공기청정기 제작을 이끄는 김 대표의 설명을 들어보면 “쓰리디 프린터(3D Printer)를 활용해 입체적으로 설계한 공기청정기 케이스를 출력하고, 출력한 모형과 똑같이 찍어낼 몰드(에어플로우 구동구)를 제작한다. 그 다음 플라스틱 액체인 레진을 부어 진짜 제품을 찍어내는 방식이다. 석고상을 만드는 원리라고 이해하면 된다”고 소개했다. 완성된 케이스에 자동차 배기가스나 미세먼지 등을 흡수할 수 있는 고성능 공기 정화 필터를 넣으면 청정 능력이 우수한 공기청정기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쓰리디 프린트 제작은 김 대표가, 몰드 제작은 송 작가가 맡기로 했다.

몰드 작업이 완성되면, 서울 송파구 인근의 작업실에 모여 공기청정기 30대를 제작해 세월호 천막과 캠핑촌 등에 기증할 예정이다. 관심 있는 시민들이 직접 제작할 수 있도록 제작 과정을 모두 공개할 예정이다. 시민들도 십시일반으로 마음을 모으고 있다. 장씨는 “공기청정기 제작비 모금 목표액으로 정한 235만원 이상이 모이면, 세월호 유가족에게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