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이 마스크를 쓴 채 걷고 있다. 평택/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 ※ 해당 사진은 기사와 연관이 없습니다. )
사건으로 인한 충격·각종 스트레스 등 일·가정 불균형이 원인
최근 4년 동안 경찰관 자살률이 10만명당 연 16.6명으로 전체 공무원 9.8명보다 1.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경찰청 복지정책담당관실이 지난해 10월 작성한 ‘경찰관 자살예방 종합대책’ 보고서를 보면,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간 20~59살 경찰관 자살률이 이렇게 조사됐다. 같은 나이대 전국민 자살률은 29.7명이었다. 4년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찰관 수는 총 69명으로 연평균 17.25명이었다.
지난 10년간 경찰관 자살자는 증가 추세다. 2007년 9명에서 지난해 9월 현재 24명으로 10년만에 2.6배 이상 늘었다. 연도별 경찰관 자살자 수는 2007년 9명, 2008년 7명, 2009년 20명, 2010년 23명, 2011년 13명, 2012년 18명, 2013년 17명, 2014년 21명, 2015년 18명, 2016년 9월 24명이다.
2011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경찰관 자살 현황을 지역별로 보면, 서울청이 27명(24.3%)으로 가장 많고, 경기남부청 18명(16.2%), 강원청·전북청 각 8명(7.2%) 순이다. 계급별로는 경사 43명(38.7%), 경위 41명(36.9%), 경장 11명(9.9%) 등 경위 이하가 100명(90%)으로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 총경 이상에서는 한 명도 없고, 경정 4명(3.6%), 경감은 7명(6.3%)이다.
자살 원인은 우울증 29명(26.1%), 가정불화 25명(22.5%), 경제문제·질병비관·신변비관이 각 13명(11.7%) 등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은 보고서에서 자살 원인에 대해 “경찰 자살은 표면적으로 우울증·가정불화가 주원인으로 분석되지만 교대근무·사건으로 인한 충격 등 각종 스트레스와 그로인한 일과 가정의 불균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보고서를 통해 “경찰관은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총기를 다루는 직무특성으로 단 한건의 총기자살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사회적 파장이 크고 치안 누수와 조직 내부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크다“며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2013년부터 전문상담기관에 위탁해 전국 100여개 상담소에서 심리상담을 실시중이다. 또 지난 2014년부터 자살위험도가 높은 외상후 스트레스 전문치료를 위해 서울 보라매병원, 부산 온종합병원, 광주 조선대병원, 대전 유성선병원 등 4곳에 경찰 트라우마센터를 설치해 운영중이다. 그러나 경찰관들은 상명하복의 경직된 조직문화와 강해야 한다는 직업상의 요구로 자신의 고민을 잘 드러내지 않고 상담·치료 시 인사상 불이익에 대한 우려도 커 치료의지가 소극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은 보고서에서 △적극적인 홍보로 마음건강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추는 등 돌봄과 치유의 조직문화를 조성 △인식개선을 위한 교육과정 신설·확대 △야간근무자 특수건강검진 확대 △자살시도 경찰관에 대한 상담과 치료 적극 지원 △충격사건 경험자 위주 트라우마센터 지정 상담 등을 활성화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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