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시절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전모를 밝힌 장진수 전 주무관, 계룡대 군납비리를 폭로한 김영수 전 해군 소령, 하나고등학교 입시비리 사건의 진실을 드러낸 전경원 교사의 공통점은 정의의 호루라기를 함께 분 ‘내부고발자’다. 이들에 대한 보호와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내부고발자 보호법 제정을 추진하기 위해 설립된 ‘내부제보실천운동’이 공익 기금 마련을 위해 벼룩시장, 소셜펀딩 등을 벌인다.
내부제보실천운동은 오는 3일 뉴스포털사이트 다음 스토리펀딩에 내부고발자들의 사연을 공개한다. 하나고 비리 사건의 진실을 전한 전경원 교사를 시작으로 10여 명의 내부고발자 사연이 매주 두 편씩 공개될 예정이다. 이들이 언론에 밝힐 수 없었던 속사정과 끝내 전하지 못했던 진실을 스토리 펀딩 페이지(storyfunding.daum.net)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펀딩을 통해 마련된 기금은 내부제보자들의 소송비 지원, 긴급 생활자금 지원, 법률 제정을 위한 활동 기금 등으로 쓰일 예정이다.
4일엔 서울 서초구 방배동 ㈜마지 2층에서 7080을 콘셉트로 한 ‘의리의리 프-으리 마켓’이 열린다. 1부에서는 기부 받은 물건을 판매하는 벼룩시장이 열리고, 2부에서는 장진수 전 주무관, 총장을 비판했다 보복성 해직을 당한 한만수 동국대 교수, 이규연 제이티비씨 탐사보도국 국장, 배우 문성근씨 등을 초청해 이들과 자유롭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 경매를 마련했다. 내부제보실천운동 관계자는 “박근혜·최순실게이트 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서 진실을 말할 수 있는 내부 제보자가 필요하다. 사회 다양한 곳에서 내부 제보자가 용기 있게 나설 수 있도록 국민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내부제보실천운동은 한국 사회 곳곳에 만연한 부정부패에 맞서 내부 진실을 고발한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단체다. 지난해 9월부터 내부고발 당사자와 시민사회단체, 종교계가 손잡고 내부고발자 보호법 제정, 지원재단 설립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발대식과 심포지엄을 열었다. 강만길 고려대 명예교수·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함세웅 신부·신경림 시인·조정래 작가 등이 상임고문을 맡았고, 장 전 주무관과 전경원 교사 등 10여명이 내부고발자 대표로 동참했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